K배터리 투자 축 재편…국내 생산기반 강화

입력 2025-11-1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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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오창 에너지플랜트 내 LFP 라인 구축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거점으로 울산 검토
SK온 서산 3공장 내년 순차 가동 예정
해외 투자 피크아웃 속 국내 기반 강화 움직임

▲K배터리 3사 국내 주요 투자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K배터리 3사 국내 주요 투자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K배터리의 투자 축이 국내로 옮겨오고 있다. 글로벌 신증설 투자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리튬인산철(LFP)·전고체 배터리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중심으로 국내 투자 흐름이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해외 투자 과정에서 제기돼 온 ‘산업공동화’ 우려를 불식시키는 효과도 기대된다.

17일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2027년부터 본격 가동을 시작해 1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향후 시장 수요에 따라 단계적 증설도 검토할 계획이다.

비(非)중국계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ESS용 LFP 배터리 양산 체계를 갖춘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중국 남경에 이어 올 6월부터 미국 미시간 공장에서 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글로벌 생산 거점에서 쌓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국내 ESS 산업 생태계 강화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삼성SDI는 울산에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의 생산 거점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이는 삼성그룹이 전날 발표한 450조 원 규모의 국내 투자 계획의 일환이다. SK온은 충남 서산에 14GWh의 생산능력을 갖춘 3공장 증설 투자를 진행 중이며, 내년부터 순차 가동 예정이다.

배터리 업계가 국내 투자에 나서는 건 수십조 원을 투입한 해외 공장 신증설이 올해와 내년을 기점으로 대부분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시설투자(CAPEX) 부담도 올해부터 눈에 띄게 줄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2조5470억 원을 집행했지만, 올해는 투자액을 약 3조 원 감축하기로 했다. SK온도 올해 설비투자액을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된 점도 국내 투자 확대의 배경으로 꼽힌다. 대규모 대미 투자에 따라 국내 투자가 감소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생산 기반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ESS 사업이 대표적이다. 연말 예정된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에서는 산업·경제 기여도와 안전성 등 비가격 평가 지표의 비중이 1차보다 더욱 확대된다. 가격·기술 경쟁력뿐만 아니라 국내 생산능력을 갖춘 기업들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이후 북미 투자를 확대해 왔는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리스크가 반복되고 있다”며 “국내 기반을 강화함으로써 산업 공동화 우려를 줄이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도 경쟁력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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