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대 ‘쉬었음’ 인구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30대 여성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30대 남자는 쉬었음 인구에 더해 전반적 고용지표가 악화했다.
본지가 16일 국가데이터쳐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30대 쉬었음 인구는 33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만4000명 늘었다. 해당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래 최대치다. 성별로 여자는 10만6000명으로 1만1000명 줄었지만, 남자는 22만9000명으로 3만5000명 늘었다.
비경제활동 상태 중 하나인 쉬었음은 연로·심신장애, 군입대 대기 등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구직활동이나 육아·가사, 교육·훈련, 취업·진학준비 등에 참여하지 않는 인구를 의미한다. 취업·훈련·교육을 중단·포기한 니트족(NEET)과 포괄범위가 다소 다르나 유사한 의미로 쓰인다.
30대 남자는 쉬었음 인구뿐 아니라 전반적 고용지표가 악화하고 있다. 전년 동월 대비 30대 경제활동참가율(경활률)과 고용률은 각각 83.0%로 0.6%포인트(p), 80.8%로 0.3%p 올랐으나, 남자는 각각 89.5%로 0.7%p, 86.9%로 0.8%p 내렸다. 실업률도 2.9%로 0.2%p 올랐다.
30대 경활률·고용률 상승은 온전히 여자 경활률·고용률 상승에 기인한 것이다. 30대 여자는 경활률이 75.7%로 1.9%p, 고용률은 73.9%로 1.4%p 올랐다. 실업률도 2.4%로 0.7%p 올랐으나, 경활률·고용률·실업률이 함께 오르는 것은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된다. 경활률이 큰 폭으로 오르면 일자리가 준비되지 않은 부문에서 ‘초과 수요’가 생기는데, 이 초과 수요가 실업자다. 관건은 실업자의 규모인데, 현재는 늘어난 30대 여자 경활인구 3명 중 2명이 일자리를 얻고 있다.
반면, 30대 남자의 고용지표는 최악에 가깝다. 경활률·고용률이 내리고 실업률이 오른다는 건 기존 취업자가 실업자나 비경제활동인구로 이탈한단 의미다. 특히 비경제활동인구로 이탈한 30대 중 상당수는 어떤 활동도 없는 쉬었음 상태로 내몰리고 있다.
30대 남자 고용지표 악화에는 다양한 요인이 반영돼 있다. 지난해부터 실업이나 쉬었음 상태에 있던 29세가 그대로 올해 30대로 이동했을 수 있고, 고용여건 악화로 기존 30대가 일자리를 잃거나 구직활동을 포기했을 수도 있다. 다만, 경제활동인구조사 특성상 실업이나 쉬었음으로 전환된 ‘경로’까지는 파악할 수 없어 추정만 가능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고용지표 악화가 30대 초반에서 두드러지는데, 그 연령대는 2차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 세대인 에코붐 세대로 인구도 많고 경쟁이 심하다”며 “특히 출산·육아 등 사유로 단시간·단기간 취업수요가 있는 여자와 달리, 남자는 원래 포화상태인 전일제·정규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 상대적으로 취업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이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