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삼성전자 언제 팔아야 하나요?

입력 2025-11-1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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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수 자본시장2부장

최근 기자가 사석에서 많이 받는 질문은 “삼성전자 주식 언제 팔까요?”이다. 주가가 이렇게 오르는 시기에는 보통 어떤 종목을 사면 좋을까요?“라는 질문이 쏟아지는 게 일반적이다. 과거 동학개미 운동으로 국내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할 때도 그랬다. 전기차에 대한 장밋빛 전망으로 너도나도 이차전지 관련 종목을 발굴하는 데 혈안이 돼 있었다. 당시에는 배터리 아저씨가 많은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추앙받기도 했다.

삼성전자 매도 타이밍을 묻는 이유는 간단하다. 삼성전자 주가가 이제 막 과거에 그들이 투자한 가격을 넘어섰기 때문이다.질문의 의도를 반영해 수정해 보면 “그동안 삼성전자 주가가 떨어져 맘 고생 많이 했는데 지금 본전이라도 찾을까요?”라는 물음으로 귀결된다. 샀던 그 가격만 되면 꼭 팔아서 현금화할 것이라 마음먹었는데, 주가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더 오를 것 같아 과거의 굳은 다짐을 실행하지 못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심리가 투영됐다.

개인 투자자 중에는 과거에 씨드머니(종잣돈)가 없어 대출을 받아 주식을 샀는데 지금 팔아서 대출이라도 갚아야 하나?라는 고민을 하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예전 동학개미 운동이 한창일 때는 대출 금리가 낮았고 금리가 더 낮은 주택담보대출이라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금리가 많이 오른 상태에다 상대적으로 이자 부담이 싼 주택담보대출도 정부의 대출 총량규제 때문에 추가로 빌리기 어려워졌다. 그래서인지 이번 주가 상승 분위기에서 주식 투자액을 늘리거나 신규로 투자하기 위해 마이너스(-)통장이나 고금리 신용대출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최근의 데이터가 이를 뒷받침한다. 주식 투자자금 중 가장 비싼 신용융자 잔액은 26조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용융자는 증권사에서 신용으로 빌리는 고금리(연 5~10%) 대출로 대부분 투자 자금으로 들어간다. 금융위원회가 13일 발표한 10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금융권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4조8000억 원이나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줄었는데 고금리 신용대출 증가세가 가팔랐다. 신용대출이 모두 주식시장으로 흘러갔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최근의 주가 상승과 상관관계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가계가 빌린 돈이 부동산에서 주식시장으로 분산되고 있다고 해석하면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이 의도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대출로 집을 사는 것과 대출로 주식을 사는 것은 다 같은 레버리지 투자이긴 하지만, 가격이 하락할 때 심리적 충격파는 주식 쪽이 훨씬 더 크다. 개인들이 집을 사면 가격이 좀 떨어져도 땅과 집이 남지만, 주가가 떨어지면 투자자에게 남는 것은 빚 청산 뿐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빚투’도 레버리지의 일종이라고 발언했다가 다시 사과하는 헤프닝을 치렀다. 지난 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를 두고 “그동안 너무 나쁘게만 봤는데 레버리지의 일종”이라고 말했다가 정치권에서 무리한 투자를 장려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쇄도하면서 해당 발안에 사과했다.

삼성전자 매도 타이밍을 묻는 이는 상황이 괜찮은 투자자다. 동학개미 운동 때 빚투를 했다가 반대매매를 당해 여유자금이 바닥나거나 빚잔치를 한 투자자들이 많다. 이들이 다시 투자 시장으로 들어오려면 더 위험한 빚을 빌릴 수밖에 없다. 빚투를 다 같은 성격의 빚투로 간주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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