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와 kt 위즈가 대만·일본 출신 투수를 잇달아 영입하면서 KBO리그의 아시아쿼터 제도가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2026시즌부터 시행되는 아시아쿼터는 각 구단이 기존 외국인선수 3명과 별도로 아시아쿼터 선수 1명을 추가 보유할 수 있는 제도다. 이에 따라 구단은 총 4명의 외국인 선수를 등록할 수 있으며 4명 모두 한 경기 출전이 가능하다.
아시아쿼터 대상은 아시아야구연맹(BFA) 소속 국가 출신 선수 및 호주 국적 선수다. 또한 비(非)아시아 국적의 이중국적 선수는 영입할 수 없으며, 영입 대상은 직전 또는 해당 연도에 아시아리그(NPB 일본 프로야구·CPBL 대만 프로야구·KBO·아시아 독립리그 포함) 소속이었던 선수로 제한된다.
신규 영입 시에는 연봉·계약금을 합산해 총액 20만 달러(약 2억9000만 원)까지 사용할 수 있다. 재계약의 경우 해당 선수 연봉을 매년 10만 달러씩 인상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13일 한화는 대만 좌완 투수 왕옌청(24)을 연봉 10만 달러에 영입하며 KBO 최초의 아시아쿼터 계약을 성사시켰다.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소속이던 그는 올해 이스턴리그에서 22경기 116이닝을 던져 10승 5패, 평균자책점 3.26을 기록했다. 이스턴리그 통산 성적은 85경기 20승 11패, 평균자책점 3.62다. 왕옌청은 “한화의 제1호 아시아쿼터 선수로 입단해 영광”이라고 밝혔다.
kt도 같은 날 일본 독립리그 토쿠시마 인디고삭스 출신 우완 투수 스기모토 코우키(25)와 총액 12만 달러(연봉 9만·인센티브 3만)에 계약했다. 스기모토는 올해 42경기에서 5승 3패, 평균자책점 3.05를 기록했다. kt는 “최고 구속 154㎞의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갖춘 투수로, KBO리그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시아쿼터를 둘러싼 세부 논의도 계속되고 있다. 이미 축구(K리그), 농구(KBL), 배구(KOVO)는 아시아쿼터 제도를 시행 중이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은 아시아쿼터에 원칙적으로 찬성하면서도 세부 조건에선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선수협 관계자는 “호주 선수까지 포함하는 건 기존 외국인 제도와 다를 게 없다”며 “실질적인 아시아권 리그(일본·대만 등) 소속 선수로 한정해야 제도의 취지가 산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