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무개선 노력 통해 AI시대 전력망 확충 재원 마련"
올 3분기(7~9월) 한국전력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5조6000억 원을 돌파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크게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이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한전은 13일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조2558억 원(66.4%) 늘어난 5조6519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이다. 특히 최근 증권가에서 예상한 영업이익 전망치(평균 5조5000억 원)를 크게 웃돌았다.
3분기 매출액 역시 27조5724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조4690억 원(5.6%) 증가했다. 수익성도 개선됐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3조780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1조9103억 원(102.2%) 늘었다.
올해 3분기 누적(1~9월)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94.1% 늘어난 11조5414억 원을 기록하며 2023년 3분기 이래 9개 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같은 기간 매출액(73조7465억 원)과 당기순이익(7조3281억 원)도 각각 5.5%, 182.9% 늘었다.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은 비용 절감이다. 자회사 연료비는 2조8151억 원, 민간발전사로부터의 구입전력비는 2130억 원 감소했다.
이는 원전 이용률이 전년 동기 81.7%에서 86.5%로 상승하며 원전 발전량이 3.6TWh 증가한 영향이 컸다. 반면 자회사의 석탄 및 액화천연가스(LNG) 발전량은 각각 4.2TWh, 8.5TWh 감소했다.
연료 가격 하락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3분기 누계 기준 유연탄 가격은 톤당 105.0달러로 전년 동기(134.4달러) 대비 21.9% 하락했으며, LNG는 톤당 1013.2원으로 11.2% 내렸다.
전력도매가격(SMP) 역시 kWh당 118.2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 하락해 비용 부담을 덜었다 .
매출 측면에서는 전기판매수익이 3조9037억 원(5.9%) 증가했다. 판매량 증가는 0.4%에 그쳤으나 판매단가가 5.5% 상승한 것이 주효했다.
하지만 9분기 연속 흑자에도 불구하고 한전의 재무 위기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사채발행 한도 등의 기준이 되는 한전 별도 재무 현황을 살펴보면 2021~2023년 사이 발생한 누적 영업적자 47조8000억 원 중 39조1000억 원이 여전히 해소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3분기 말 별도 기준 부채는 118조6000억 원, 부채비율은 490%에 달한다. 차입금 잔액만 86조1000억 원으로, 한전은 하루에만 73억 원의 이자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한전과 전력그룹사는 3분기까지 누적 3조5000억 원의 재무 개선 노력을 이행했다고 밝혔으나 막대한 빚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공지능(AI) 확산, 첨단산업 육성 등 미래 핵심 산업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전력망 확충에 막대한 투자가 요구되고 있다.
한전은 "지속적인 재정건전화 계획을 충실히 이행하는 한편, 요금 현실화와 구입전력비 절감 등을 통한 재무 건전성 확보로 에너지고속도로 및 AI 인프라를 위한 국가 전력망 적기 구축에 차질이 없도록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