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잘 보게 해주세요"…미신이라도 붙잡고 싶은 아침

입력 2025-11-1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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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날마다 반복되는 ‘행운 루틴’, 왜 사람들은 여기에 의지할까
불안 낮추고 평정심을 찾게 하는 심리적 장치로 자리 잡은 수험생 미신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13일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어머니와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13일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어머니와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4일 오전 8시 40분 전국 84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수험생들은 이미 교실에 들어가 문제지를 펼쳤지만 고사장 밖에서 남은 긴장을 견디는 건 부모들의 몫이다. 새벽부터 시험장 주변에서는 각종 ‘행운 루틴’과 징크스를 지키는 부모들의 모습이 반복됐다.

한국의 대표적인 수능 미신은 부모 세대에게도 낯설지 않다. 시험 전날 미역국을 피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미끄럽다’는 이미지가 ‘떨어진다’는 불안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엿·초콜릿·사탕 등 끈끈한 음식이 선호되는 이유는 ‘붙는다’는 상징성 때문이다. 교문 앞에서 학부모와 응원단이 이러한 간식을 건네는 풍경은 매년 수능 당일의 정형화된 장면으로 자리 잡았다.

새 구두 대신 평소 신던 운동화를 챙기는 행위도 여전하다. 신발이 익숙해야 불안이 줄어든다는 믿음이 오래전부터 전해져 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미신이 실제 성적에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예측 가능한 상황을 만들며 오히려 심리적 안정감을 높여준다"고 설명한다.

비슷한 현상은 해외에서도 나타난다. 일본에서는 수험생 가방에 '킷캣'을 넣어주는 부모들이 흔하다. 일본어 발음 ‘킷토 카츠(반드시 이긴다)’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매년 합격 기원 특별 포장이 출시될 정도로, 이 간식은 일종의 '시험 부적'처럼 자리 잡았다. 중국에서는 붉은 양말이나 속옷을 준비해주는 전통이 이어진다. 붉은색이 번영과 행운을 의미하기 때문에 가오카오(중국 대학입시) 시즌마다 부모들이 챙기는 대표적인 루틴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수험생이 늘 쓰던 펜이나 늘 입던 옷을 그대로 유지하게 하는 '행운의 아이템' 문화가 존재한다. 부모가 시험 전날 "새 거 쓰지 말고 항상 쓰던 걸 가져가라"고 조언하는 모습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심리학계는 이러한 루틴이 사람의 수행 능력에 일정한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한다. 스탠퍼드대 실험에서는 큰 시험을 앞두고 익숙한 루틴을 유지한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평균 7%가량 높은 집중력과 안정된 수행 능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신 자체가 성적을 좌우한다기보다는 불안을 낮추고 자신감을 높이는 과정이 결과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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