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논단] APEC의 성과와 미래 과제

입력 2025-11-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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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 동국대학교 석좌교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재수 동국대학교 석좌교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를 시사한다. 연결(Connect), 혁신(Innovate), 번영(Prosper)이라는 주제 설정이 시대적 흐름과 잘 맞았다. 숙박·교통·관광 등 인프라도 잘 개선되었고, 지역사회 및 시민의 참여와 협조도 높았다. 회의결과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데 매우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외형적인 성공평가에 안주하지 말고, 이제부터 진정한 시작이라는 점을 인식하여 새로운 대비를 해야 한다.

첫째, 전략적 주제설정과 APEC 의제의 확장, 그리고 한국의 주도적 역할이 가장 큰 성과로 여겨진다. 빠르게 변화하는 인공지능(AI), 디지털 경제, 인구구조 변화 등의 도전에 대해 회원국들이 공동 대응하겠다는 ‘경주선언(Gyeongju Declaration)’은 핵심적 성과이다. 한국은 이번 APEC을 통해 국제사회를 주도하는 ‘아젠다 세터(Agenda Setter)’로서의 역량을 입증했다. 강경화 주미대사는 “인공지능(AI) 이니셔티브와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공동 프레임워크 채택을 통해 APEC의 지평을 넓히고 새로운 협력 영역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경주선언’은 APEC의 존재 이유를 확실히 보여주었다. “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다”는 부정적 평가도 받았던 그간의 APEC이었다. 그러나 이번 APEC으로 그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또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무대에서 경제외교 및 협력의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고, 한국이 글로벌 의제를 선도함을 보여주었다.

둘째, 경주를 세계적 ’명품 도시’로 도약시켰고, ‘지방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인구 24만 명 규모의 지방 도시인 경주가 이번 행사를 통해 세계적 명성도시로 부각되었다. 신라 천 년의 역사와 전통이 “2025 APEC Gyeongju”라는 이름으로 국제 뉴스의 중심에 섰다. 경주는 천년 고도의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지만, 그 가치를 세계인이 직접 체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주가 아니면 성공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할 정도로 이번에 큰 역할을 하였다. 지방이 글로벌 명품도시가 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하고, 시민은 어떤 의식을 가져야 하며 행정 기관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었다. ‘지방도 국제행사를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경주는 이제 한국의 지방 도시를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국제 관광·문화 도시로 자리 잡는데 이번 APEC 행사를 잘 활용하였다. 경주는 문화유산 브랜드를 APEC이라는 국제행사에 접목하여 좋은 성과를 가져왔다. 지방의 미래발전 방향도 제시하였다. 침체되는 지방 경제를 살리고, 청년들을 끌어들이며, 지방의 어떤 산업을 혁신 동력으로 삼아야 하는지를 이번 APEC 행사가 제시하였다.

셋째, 이번 APEC 행사로 문화자산과 현대기술을 융합하여 ‘문화와 예술’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였다. APEC 역사상 처음으로 ‘문화창조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명시했다. 문화가 산업이 되는 시대이다. 세계인들은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경주박물관이나 불국사, 석굴암, 왕릉들을 주목했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황리단길, 월정교 수상무대 한복 패션쇼, 대릉원 미디어아트, 보문단지 파사드 쇼 등을 보면서 전통문화와 첨단기술 조화를 눈으로 보았다. 이런 문화 자원에 첨단 기술을 융복합하여 문화의 국제 브랜드화에 성공했다. 이번 행사로 K-팝, K- 드라마, K-푸드 등 K-컬처가 더욱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세계 문화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K 컬쳐는 ‘문화자산+신기술 융합’이라는 새로운 매력으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앞으로 MICE 산업(Meetings, Incentives, Conferences, Exhibitions)이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정상 부인들과 외신 기자들이 ”원더풀’을 연발했다”며 “K-컬처의 힘이 경북에서 증명되었다”고 강조했다.

경주 APEC의 성공은 단순한 외교행사의 성공이 아니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고 힘들다. 지방도 국제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고, 전통 자원은 글로벌 역사·문화 도시로 전환해야 하며, 산업도 세계인 눈높이에 맞게 혁신해야 한다는 과제를 던져준다. 경상북도가 ‘APEC 개최로 지역 발전의 디딤돌’로 삼겠다는 인식으로 ‘포스트 APEC 전략’을 이미 수립·추진하는 것은 잘한 일이다. 고령화와 저출산, 그리고 산업의 경쟁력 저하로 활력을 잃고 있는 것이 지방 현실이다. 단기간에 해결이 어렵고, 노동시장, 복지체계, 교육, 이민정책 등 여러 분야와 연계돼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번 경주 APEC의 성공적 개최를 계기로 “ 지방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자.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지방에서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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