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美 사우스8과 '극저온' 견디는 우주용 배터리 개발

액화 기체 전해질 기반 배터리 셀 개발

LG에너지솔루션이 항공우주용 배터리 개발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12일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사우스8 테크놀로지스와 '항공우주용 배터리 셀 연구 및 개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우스8은 전 세계 최초로 리튬이온 배터리용 액화 기체 전해질을 개발한 미국 스타트업이다. 해당 소재는 지난해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200대 발명품' 중 하나로 꼽힐 만큼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액화 기체 전해질은 영하 20도 부근에서 정상 작동이 어려운 기존 액체 전해질과 달리, 어는점이 훨씬 낮아 우주와 같은 영하 60도 이하 극저온 환경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보인다.

물리적 충격을 받거나 급격한 온도가 변하는 상황에서 전지 내부의 액체 용매가 급격히 기화하면서 셀 온도를 낮추고, 기화된 전해질은 빠르게 배출돼 전지가 스스로 작동을 멈추는 '더미 셀(Dummy cell)'로 바뀌며 화재 등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이번 협력은 미국 KULR 테크놀로지 그룹과 미 항공우주청(NASA)이 추진하는 '항공우주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KULR은 텍사스 우주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차세대 우주탐사를 위한 저온 리튬이온 배터리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사우스8은 이 프로젝트에 공동으로 참여,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액화 기체 전해질과 특화 주액 기술, 특수 외장재 등을 적용한 배터리를 제작한다.

이 과정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극저온에 특화된 차세대 배터리 셀 설계, 최종 배터리 셀의 성능 평가와 분석 등을 담당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9년 '스타트업 챌린지 프로그램'을 통해 사우스8과 처음 인연을 맺고 꾸준히 교류해 왔다. 양사는 지난해 공동 개발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액화 기체 전해질 기반 전지 개발에 착수했으며, 이번 계약을 통해 양사 간의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최고기술책임자(CTO) 전무는 "액화 기체 전해질 기술이 극한의 추운 환경에서 발생하는 배터리 성능 저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 기술을 통해 극저온 환경의 항공우주 탐사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