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조 자산 유지에도 주식 비중 41%로 확대
호실적에 CIO도 연임…연기금 전반 체질 변화

사립학교교직원연금(사학연금)이 올해 국내 주식 랠리를 타고 9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수익률을 따라잡았다. 채권 중심의 안정 운용에서 주식 중심의 공격 운용으로 전환한 결과 운용 효율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연말 대체투자 평가이익이 반영되면 수익률이 더 높아질 가능성도 나온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사학연금의 금융자산 시간가중수익률(TWR)은 11.41%로, 지난해 연간 수익률(11.63%)의 98% 수준에 도달했다. 불과 3분기 만에 전년도 한 해 성과를 따라잡은 셈이다. TWR은 자금 유입·유출의 영향을 제거하고 순수 운용성과를 평가하는 지표다.
성과를 이끈 핵심은 단연 국내주식이다. 국내주식이 올해 53.6%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전체 운용 수익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마이너스(-8.8%)였던 국내주식이 코스피 4000선 돌파에 힘입어 급반등한 영향이다. 국내 주식 펀드(간접운용)도 지난해 마이너스에서 49.2%로 반전했다. 해외주식은 12.8%로 플러스 수익을 냈지만, 지난해(34.1%)보다 크게 낮았다.
반면 채권 수익률은 2.8%로 둔화했다. 금리 안정세가 이어지며 작년(5.6%) 대비 기여도가 줄었고, 대체투자도 14.3%에서 3.8%로 낮아졌다.
성과에 힘입어 자산 구성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사학연금의 총 금융자산은 3분기 말 25조6625억 원으로 지난해 말(25조8160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내부 구성은 크게 달라졌다. 국내 증시 활황에 따라 주식 평가액이 늘면서 주식 비중은 41.1%로 지난해 말 대비 4.3%포인트(p) 증가했다.
국내 직접투자는 1조6494억 원으로 13.7% 늘었고, 해외직접투자도 3조2907억 원으로 25.4% 급증했다. 반면 전체 채권 비중은 34.3%에서 33.8%로 소폭 줄었다. 현금성 자산을 줄이고 수익성이 높은 주식과 대체투자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결과 운용 효율이 한층 개선됐다.
지난달 전범식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CIO)의 연임 결정도 이런 성과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사학연금은 외부 금융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유지한 점을 연임 배경으로 들었다.
한편 1300조 원 규모의 국민연금도 증시 랠리에 힘입어 양호한 성과를 내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은 8월 말 기준 누적 수익률 8.22%를 기록하며 3년 평균(6.98%)과 1988년 이후 연평균(6.82%)을 모두 웃돌았다. 전체 자산의 절반(50.1%) 이상을 주식에 투자한 결과, 국내주식 부문 수익률이 36.4%를 기록하며 전체 성과를 이끌었다. 해외주식도 8.6%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국내 주요 연기금이 일제히 주식과 대체투자 비중을 확대하면서 수익률 체질이 바뀌고 있다”며 “연말 대체투자 평가이익이 추가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사학연금의 올해 연간 수익률은 지난해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