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고육지책…“시리에 구글 AI 모델 적용”

연간 10억 달러 이용료 지불 자체 AI 모델 성능 떨어져

연간 10억 달러 이용료 지불
자체 AI 모델 성능 떨어져

▲중국 상하이에서 애플 아이폰 모델이 보인다. 상하이/AFP연합뉴스

애플이 구글의 인공지능(AI) 모델을 아이폰 음성 비서 ‘시리’에 도입할 계획이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장기에 걸친 검증 기간을 거쳐 구글의 기술 이용 대가로 연간 약 10억 달러(약 1조4475억 원)를 지불하는 내용의 계약을 최종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은 구글과의 협력을 통해 시리의 기반 기술을 재구축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내년에는 새로운 기술이 순차적으로 도입될 전망이다.

애플이 도입하려는 구글의 AI 모델은 1조2000억 개의 매개 변수를 보유하고 있다. 그 복잡성은 애플이 현재 사용 중인 자체 모델을 크게 능가한다.

매개변수는 AI가 판단과 예측을 수행할 때 쓰는 ‘가중치 값’으로, 수가 많을수록 연산량과 정교함이 높아진다.

애플은 당초 이 개발에 타사의 AI 모델을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었다. 구글의 ‘제미나이’, 오픈AI ‘챗GPT’, 앤트로픽의 ‘클로드’ 등을 시범적으로 평가한 결과, 올해 들어 구글을 가장 유력한 제휴처로 삼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애플은 자사 모델의 성능이 충분히 높아질 때까지의 잠정적인 조치로 구글의 기술을 활용할 전망이다. 애플은 장기적으로 자체 AI 모델을 매개변수 1조 개 규모로 개발·강화해 적용할 계획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마이크 록웰 부사장과 소프트웨어·엔지니어링 총괄 크레이그 페더리기 수석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또 시리의 기능 일부에는 구글 모델이 아닌 자체 모델을 활용하기로 했다.

고도화된 시리는 내년 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출시까지 아직 몇 달이 남은 만큼 계획과 협력 관계는 향후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