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 비용 톤당 15만 원→수익 전환…양돈농가 연 3700만 원 소득 개선 효과
폐기 처리에 비용이 들던 감귤 부산물이 악취를 줄이고 해충 피해를 낮추며 토양을 개선하는 친환경 농자재로 상용화되면서 농가의 새로운 수익 기반으로 주목받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감귤 부산물을 악취 저감제, 해충 유인제, 토양 개량제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순환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농진청에 따르면 국내 감귤 가공 과정에서는 해마다 생산량의 약 10%인 4만톤가량의 부산물이 발생한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폐기물 처리업체에 톤당 약 15만 원을 주고 위탁하거나 축산농가에 사료로 무상 공급하는 방식이어서 비용 부담과 악취·병해충 민원이 지속돼 왔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감귤 부산물을 성상에 따라 분리해 △침출수(탈리액)는 미생물 기반 악취저감제 △리모넨(정유 성분)은 해충유인제 △껍질·펄프는 토양개량 자재로 각각 활용하는 방식이다.

먼저 감귤 침출수에 유산균·고초균·효모 등을 배양해 만든 악취저감제를 양돈 분뇨 저장조에 적용한 결과, 암모니아 농도는 91%, 황화수소는 99% 감소했다. 분뇨 악취 제거 후 액비는 처리 비용이 낮아지고, 2000두 규모 농가 기준 연 3700만 원의 소득 개선 효과가 분석됐다. 기술가치평가에서도 생산 유발 효과가 40억 원으로 추산됐다.
또 감귤박에서 추출되는 향 성분 리모넨을 성페로몬과 조합한 해충 유인제는 고구마·인삼·과수 등을 가해하는 큰검정풍뎅이 암컷 유인 효과가 높았다. 실증 농가에서는 포획 개체수가 기존 대비 약 45% 늘었고, 고구마 뿌리 피해율은 52%에서 15%로 37%포인트 감소했다. 부산물 유래 리모넨은 시중 원료 대비 비용이 약 70% 낮아 산업적 가격 경쟁력도 높다.
껍질과 펄프를 건조·배합한 토양 개량 자재는 기존 수입 토양개량제 대비 토양 보수성을 50% 이상 높여 작물 수분 스트레스를 90% 이상 완화하는 효과가 확인됐다. 도시농업·정원·조경 등 수요 확장 가능성도 제시된다.
농진청은 향후 안전성 검증과 환경성 평가를 거쳐 감귤 부산물 자원화 모델을 제주 축산·원예 전반으로 확대하고, 산업체 연계를 통한 상용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김대현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장 직무대리는 “감귤 부산물 자원순환 기술은 폐기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농가 소득을 높이고 농업환경 개선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제주형 순환농업 모델로 확산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