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급락하며 사이드카가 발동된 ‘검은 수요일’ 이후 투자자 불안이 커진 가운데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하락은 일시적 조정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그는 “종가 기준으로 어제 2.8% 밀렸지만 올해 그보다 더 크게 밀린 날이 네 번 있었다”며 “시장은 늘 이런 조정을 겪는다. 다만 투자자들이 기억을 못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최근 주가 상승의 가장 큰 동력은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라며 “경제가 좋아서라기보다는 돈이 많이 풀려 자산가격이 오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조정은 인플레이션이나 금리 환경의 급격한 변화 때문이 아니라 많이 오른 데 따른 숨 고르기로 본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깊고 구조적인 조정의 신호는 결국 금리와 물가”라며 “미국 장기금리와 인플레이션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관세로 물가가 높게 유지되면 연준의 금리 인하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와 빅테크를 둘러싼 거품 논란에 대해선 “버블일 수 있다. 하지만 신산업이 성장하는 데는 버블이 필요악이다”라며 “이자율이 높아지면 미래 이익의 가치가 낮아져 성장주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마이클 버리의 하락 베팅, 워런 버핏의 현금 비중 확대에 대해 “각자의 투자 철학일 뿐, 정답은 없다. 우리는 모른다”고 선을 그었다.
국내 시장의 체질에 대해서는 “코스피가 작년 말보다 69% 올랐지만 주가가 떨어진 종목이 1000개가 넘는다”며 “상장 제조업체 중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기업이 40%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투자 조언도 남겼다. 김 센터장은 “투자심리는 곧 주가다. 오늘 오르면 세상이 달라 보이는 법”이라며 “변동성을 계산할 수 있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 여윳돈으로, 시간을 이길 수 있는 돈으로 투자하라”고 강조했다. 이어 “처음 투자하는 사람이라면 시장대표 지수 ETF를 적립식으로 분할 매수하라”며 “바닥에서 70% 오를 때 몰랐다면 앞으로 맞힐 수 있다는 건 오만이다. 기다리면 시장은 보답한다”고 덧붙였다.
김 센터장은 끝으로 “이번 조정은 많이 오른 뒤 차익 실현이 트리거를 당긴 전형적인 패턴”이라며 “지배구조 개선 흐름은 비가역적이고 향후 방향을 가를 변수는 결국 금리와 물가”라고 거듭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