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그룹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그룹 모든 계열사의 시너지를 총동원해 ‘가장 효율적인 AI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이와 동시에 국내외 기업들간 협력도 강화해 SK 중심의 AI 생태계를 확장하고, 공고히 할 방침이다.
최 회장은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 기조연설에서 이러한 내용의 그룹 새 전략을 발표했다. SK AI 서밋은 SK그룹이 매년 개최하는 국내 최대 AI 컨퍼런스다. 올해는 그룹 멤버사 외에도 엔비디아, TSMC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까지 대거 참여하며 규모를 키웠다.
최 회장은 △추론(Inference)의 본격화 △기업간거래(B2B)의 AI 도입 △에이전트의 등장 △국가 간 소버린 AI 경쟁 등으로 AI 수요와 투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AI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2300억 달러 규모에서 연평균 24% 성장해 올해는 6000억 달러 수준에 달한다.
최 회장은 “지금까지는 대규모 학습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실제 응용 수요가 훨씬 커졌다”며 “기업 입장에서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AI를 반드시 도입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이 AI에게 명령하는 단계를 넘어 AI 끼리 스스로 협력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각국 정부도 자국 주도 AI 생태계 구축에 뛰어들면서 국가 경쟁력 문제로 확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이러한 AI 수요 증가에 대응해 SK그룹은 ‘가장 효율적인 AI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규모 경쟁으로 가면 막대한 자원 낭비와 비효율이 발생한다”며 “이제는 효율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 인류 전체가 AI 혜택을 공평하게 나누는 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에 SK그룹은 △메모리 반도체 개발 및 양산 확대 △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확대 △AI 활용 다변화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SK는 고성능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양산을 대폭 늘리기 위해 청주캠퍼스를 확장했으며, 용인반도체클러스터도 준비 중이다.
또 가산에 AI 데이터센터를 완공했으며, 최근에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울산 AI 데이터센터’도 건설하고 있다. 이외에도 AI 반도체 생산 효율성 증대를 위해 엔비디아 옴니버스 플랫폼 기반 디지털트윈과 자율제조 시스템도 도입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 모든 일은 SK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처음부터 파트너와 함께 설계하고 개발하는 ‘오픈 파트너십’이 전략의 핵심”이라며 “경쟁이 아니라 협력해야 한다. 고객과 파트너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이 우리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