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W1’ 뜬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글로벌 생태계 진입 가시화되나

국내 기업 4곳, 서클 블록체인 ‘아크’ 테스트넷 참여…KRW1, 실증 단계 돌입
거래소–스테이블코인–체인 연결하는 구조적 실험…스테이블코인 실현성 주목
두나무 독자 생태계도 주목…한국은행 “은행 중심 발행 바람직” 견제 시각도

(챗GPT)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KRW1’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유통사 서클의 테스트넷에 올라탄다. 국내 민간 기업들이 글로벌 플랫폼과 손잡고 스테이블코인 실증에 나서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실현 가능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30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원화 스테이블코인 'KRW1'은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서클이 주도하는 블록체인 메인넷 '아크(Arc)' 발행 시범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KRW1은 비댁스(BDACS)가 2023년 12월 상표 등록을 완료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브랜드다.

서클은 28일(현지시간) 아크의 퍼블릭 테스트넷 출시를 공식 발표하며 파트너 명단을 공개했다. 블랙록, 비자(VISA) 등 글로벌 주요 금융·기술 기업 약 100곳이 포함됐으며, 국내 기업으로는 비댁스를 포함해 헥토이노베이션, 헥토파이낸셜, 교보생명 등 총 4개사가 이름을 올렸다. 아크는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 자산 결제에 최적화된 레이어1(L1) 블록체인으로, 향후 메인넷 전환 가능성도 있다.

이번 협력 구조는 각 기업의 특화 영역을 반영해 생태계 기반으로 설계됐다. 비댁스는 아크 테스트넷에서 KRW1을 발행하며, 헥토이노베이션은 개발자 생태계 및 지갑 인프라를, 헥토파이낸셜은 글로벌 결제 및 핀테크 기술 보급을 맡는다. 교보생명은 보험사이자 기관투자자로 참여해 전통 금융기관과의 연결 고리를 담당한다.

KRW1은 올해 9월, 블록체인 플랫폼 ‘아발란체’에서 기술검증(PoC)을 완료해 초기 기술 안정성을 입증한 상태다. 비댁스 관계자는 “서클이 공식 파트너사로 선정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라며 “아크 체인에서 정상적으로 구현되는지 테스트한 뒤, 규제 정비에 따라 유통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협력이 단순한 기술 검증을 넘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실현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글로벌 플랫폼인 서클과 국내 규제 체계, 블록체인 기술이 결합하면서 결제, 토큰화 자산 등 가상자산 생태계 전반의 혁신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이 같은 기대감은 스테이블코인이 가상자산 시장의 핵심 인프라로 작동한다는 구조적 현실에서 비롯한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온체인 자산의 대부분은 스테이블코인 형태로 이동하며,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이 기축자산 역할을 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의 대부분이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뤄지는 만큼, ‘거래소–스테이블코인–체인’이라는 삼각 구조가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주목받는다.

국내에서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구조적으로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과 스테이블코인 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자체 개발한 레이어2 블록체인 ‘기와(GIWA)’를 통해 이를 유통하는 구조를 설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삼위일체 모델을 자체적으로 구현하려는 움직임이다.

다만 규제 측면에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한국은행은 27일 발표한 ‘스테이블코인의 주요 이슈와 대응방안’ 보고서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은행이 직접 발행하거나 은행 간 컨소시엄을 통한 ‘은행 중심 발행’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자본 건전성과 외환 규제,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갖춘 은행들이 통화정책과의 조화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