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韓 외교 승부수 호평…“트럼프와 무역협상서 日보다 더 큰 양보 얻어내”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EPC) 정상회의를 계기로 무역 합의를 이룬 가운데, 이재명 정부가 이번 협상에서 일본보다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고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줄였다고 외신들은 29일(현지시간)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은 미국에 5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한 일본보다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 대체로 부담이 덜한 협정을 체결했다”며 한국 정부의 외교적 기민함에 주목했다.

실제로 한국의 대미 투자금은 3500억 달러로 일본보다 적은 데다가, 투자 대상 프로젝트가 상업적 합리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반면 미·일 양해각서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투자 방식을 결정할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만약 일본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에 반할 경우 더 높은 대일 관세를 부과할 권리를 갖게된다고 NYT는 짚었다.

또 NYT는 앤드류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의 발언을 인용해 “이번 합의는 한국 정부에 큰 안도감이며, 새로 당선된 이 대통령에게 외교 정책상 주요 성과”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양국이 약속한 3500억 달러의 투자를 둘러싸고 수개월 간 협상 끝에 나온 놀라운 진전”이라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은 “한국은 교착 상태에 빠진 미국과의 무역 협정을 추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황금 왕관을 선물했는데, 이 제스처는 효과가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고 짚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협정과 관련해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연간 한도 200억 달러 제한 등 분할 납입 구조에 따라 대규모 자금 유출에도 원화 시장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