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조선·반도체 협력 확대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회담을 두고 “협력 강화의 방향성이 유지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날 이규복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과 반도체를 한미 협력의 핵심 축으로 명확히 언급한 것이 주목할 만하다”며 “한국이 미국 내 공장 건설 등 실질적 협력을 이어가는 만큼, 관세 완화나 수출 규제 완화 등에서 협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의 무역 협상에서도 조선 협력을 거론했지만, 기술력과 수주 역량 측면에서 미국은 한국에 더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이번 정상회담은 이런 구조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강화하겠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한 ‘반도체 협력’은 미국 내 생산 인프라를 조속히 완성하라는 메시지”라며 “특히 텍사스 테일러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빠르게 가동해 테슬라, 퀄컴, AMD 등 미국 팹리스(설계전문) 기업과 협업 체계를 구축하라는 요구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석 소부장미래포럼 사무총장은 “반도체 패권 경쟁의 중심은 결국 메모리”라며 “HBM(고대역폭메모리)을 생산하려면 메모리가 핵심인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공급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메모리 공급을 멈추면 TSMC의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도 가동이 어려워지고, 엔비디아 역시 AI 가속기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된다”며 “이처럼 양국이 명확한 상호 이익 구조를 가진 만큼, 반도체·조선·방산·배터리 분야에서는 한국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