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땅볼 같은데"⋯한화 이글스 '자막 논란'이 남긴 질문 [이슈크래커]

입력 2025-10-29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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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이 지적한 한화 이글스 유튜브 채널의 영상 자막. (출처=유튜브 채널 'Eagles TV')
▲네티즌들이 지적한 한화 이글스 유튜브 채널의 영상 자막. (출처=유튜브 채널 'Eagles TV')

"평범한 땅볼 타구 같은데…"

한 줄의 자막이 논란의 불씨가 됐습니다.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로 축제 분위기였던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이 자막으로 적잖은 관심(?)을 받았는데요. 플레이오프 5차전 영상 속 상대팀 실책을 강조하는 등 색다른 편집이 타 구단 팬들의 분노를 자아낸 겁니다.

논란은 삽시간에 번졌습니다. 과거 비슷한 사례가 계속해서 재조명되면서 비판도 거세졌는데요. 현재 한화 공식 인스타그램, 유튜브 채널 댓글창은 '혼란' 그 자체입니다. '도를 넘었다'는 비판과 '특별한 의도 없는 연출'이라는 반박이 맞서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죠.

이번 논란, 단순한 해프닝일까요?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한화 이글스 대 LG 트윈스 2차전.     1회초 1사 상황에서 한화 노시환이 홈런을 치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한화 이글스 대 LG 트윈스 2차전. 1회초 1사 상황에서 한화 노시환이 홈런을 치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을야구 절정…오늘(29일) 한국시리즈 3차전

이른바 '가을야구'로도 불리는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 이후 상위 5위권에 들어간 팀들이 벌이는 챔피언 결정전입니다. 2025 KBO 포스트시즌은 당초 5일 개막 예정이었지만 우천으로 하루 뒤인 6일 시작됐는데요. 정규시즌 4, 5위가 맞붙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시작으로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정규시즌 1위 팀과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한 팀이 우승을 놓고 싸우는 한국시리즈 등 바쁜 일정이 이어지죠.

한국시리즈는 7전 4선승제. 지금까지 2차전이 열렸는데요. 바로 오늘(29일) 3차전이 진행됩니다.

이날 경기에서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대결이 펼쳐질 예정입니다. 정규시즌 우승팀인 LG 트윈스가 앞선 한국시리즈 1, 2차전을 모두 승리한 상황인데요. 통합 우승까진 2승만을 남겨놨다는 뜻이죠.

지난 1, 2차전에서 LG는 정규시즌 1위의 존재감을 증명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1차전에선 문동주를, 2차전에선 류현진까지 한화 '토종 에이스'를 모두 제압한 건데요. 김현수·문보경·박동원으로 이어지는 LG 중심 타선은 물론 김진성, 송승기를 필두로 불펜 역시 완벽한 릴레이를 펼쳤죠. 두 경기에서만 21점이 터졌습니다.

한화는 2연패로 기세가 한풀 꺾였지만 절망하긴 이릅니다. 정규시즌에서 2위를 차지한 한화는 LG와 16번 대결에서 7승 1무 8패로 맞섰습니다. 잠실 원정에서는 2승 7패로 크게 밀렸는데 한국시리즈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재현됐죠.

다만 한화는 극적인 반격을 노립니다. 이날 오후 6시 30분 열리는 2025 신한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3차전부터는 한화의 홈,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데요. 한화는 정규시즌 LG와 홈경기에서 5승 1무 1패로 앞섰습니다.

특히 3, 4차전 선발 투수로는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가 나설 예정인데요. 각각 대전 LG전에서 6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거나 6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선발승을 챙기는 등 좋은 기억이 남아 있다는 것도 한화엔 호재죠.

LG는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 90.5%를 잡은 상황. 역대 한국시리즈 1, 2차전 모두 승리한 팀의 우승 확률과 같은데요. LG의 굳히기냐, 한화의 반전이냐. 희비는 이날 열리는 3차전에서 크게 갈릴 전망입니다. 운명의 3차전 생중계는 MBC에서, 오후 6시 15분부터 시작됩니다.

▲네티즌들이 지적한 한화 이글스 유튜브 채널의 영상 자막. (출처=유튜브 채널 'Eagles TV')
▲네티즌들이 지적한 한화 이글스 유튜브 채널의 영상 자막. (출처=유튜브 채널 'Eagles TV')

"평범한 땅볼 같은데"…논란 배경은?

한화가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른 건 19년 만입니다. 단 9.5%의 확률을 뚫고 극적인 승리를 쟁취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도 뜨거운 상황인데요. 최근 한 영상이 뜻밖의 논란에 휘말리면서 더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문제의 영상은 25일 한화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 '이글스 TV(Eagles TV)'에서 포착됐습니다. 한화와 삼성 라이온즈의 플레이오프 5차전을 편집한 영상이었는데요. 3회 초 삼성 구자욱이 삼진으로 물러서는 장면에서 한화 측은 "구자욱 삼진" 등 타자 이름을 언급한 자막을 달아 눈길을 끌었죠.

그런가 하면 3회 말에서는 김태연의 내야 땅볼을 잡은 삼성 이재현이 실책으로 1점을 내주자, 한화 측은 또 자막으로 "평범한 땅볼 타구 같은데", "상대 유격수의 송구 실책" 등이라고 지적했고요. 영상 말미 한화의 승리가 확정된 장면에서는 "이겼다"라는 자막을 넣으면서 돌연 삼성 선수단을 비췄습니다.

삼성 팬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연출이 '상대팀 망신 주기'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글스TV' 유튜브나 구단 공식 인스타그램 댓글을 보면 삼성 팬들만 분노한 것도 아닌데요. 이번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 영상을 계기로 비슷한 사례가 계속해서 '파묘'되며 타 구단 팬들의 화도 돋운 겁니다. 한화가 승리한 경기에서 상대팀의 도열 인사를 화면에 담으면서 한화 승리 관련 자막을 삽입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타 구단 팬들 사이에서는 '스포츠맨십을 깎아내렸다'는 비판이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대체로 구단 공식 채널은 상태팀 실책이 아닌 소속 선수의 활약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구성한다는 설명인데요. 반면 '조롱 의도는 아니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경기의 긴장감이나 현장 분위기를 전달하려는 과정에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의견인데요.

한화 측은 재발 방지도 약속했습니다. 한 한화 관계자는 MK스포츠를 통해 "향후에는 한화 팬뿐 아니라 모든 야구 팬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제작을 위해 더욱 신중하게 기획, 검수하겠다"고 강조했죠.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팬덤과 스포츠 정신, 균형 잡기 '관건'

최근 구단들은 앞다퉈 SNS 콘텐츠 경쟁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단순히 경기 하이라이트를 내보내는 데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밈을 적극 활용해 웃음을 자아내고 팬 참여형 영상까지 활발히 기획하면서 '엔터테인먼트 채널'처럼 운영하는 추세죠. 야구 팬이 아닌 머글(팬이 아닌 일반인)에게도 인기를 끈 영상이 한두 개가 아닙니다.

축제의 열기를 전하는 '재미'는 물론 필요하지만, 그 소재가 경쟁 상대의 패배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스포츠는 경쟁의 무대이자 상대에 대한 존중과 공정한 태도를 중시하는 '스포츠맨십'의 영역인데요. 상대의 패배를 웃음의 소재로 삼는 순간 경기는 '승리의 기록'이 아니라 '타인의 실패를 소비하는 서사'로 전락합니다.

'공식' 채널의 문제는 더 복합적입니다. 구단 SNS는 팀은 물론 팬을 대표하는 공적 커뮤니케이션 창구로 인식되는데요. 이에 공식 콘텐츠 역시 '리그 문화' 일부로 수용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스포츠맨십의 신뢰도를 훼손하고 팬덤 간 갈등을 증폭시킨다는 우려까지 낳는데요. 결국 스포츠의 본질인 '존중'의 균형이 무너지는 셈이죠.

한국스포츠학회지 제19권에 실린 '프로스포츠구단의 SNS마케팅이 구단신뢰, 구단동일시, 관람의도, 머천다이징 구매에 미치는 영향' 연구도 유사한 문제의식을 보여줍니다. 이 연구는 구단의 SNS 활동이 단순한 홍보 수단을 넘어, 팬이 구단을 '신뢰하고 동일시하게 만드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구단이 팬과의 신뢰를 잃게 되면 관람 의지나 굿즈 구매 등 실제 행동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공식 채널의 콘텐츠는 단순한 팬 서비스가 아니라 브랜드 신뢰의 인프라로도 작동한다는 의미죠.

한화 측도 신중한 콘텐츠 제작을 약속한 만큼, 보다 세심한 기획과 검수 문화가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화제성이나 조회 수를 넘어 구단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곧 브랜드 신뢰와 팬덤 문화에도 직결되는 시대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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