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없어"

쌍용C&E(씨앤이)가 모회사인 한앤코시멘트홀딩스를 역합병한다. 한앤코시멘트홀딩스의 자산 1조 원이 쌍용씨앤이로 승계되면서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한앤코시멘트홀딩스가 특수목적법인(SPC)인 만큼 실질 재무개선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쌍용씨앤이는 모회사인 한앤코시멘트홀딩스를 역합병한다. 한앤코시멘트홀딩스는 쌍용씨앤이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역합병에 따라 한앤코시멘트홀딩스는 소멸되며, 쌍용씨앤이가 존속한다. 합병 절차는 12월 초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쌍용씨앤이는 역합병 목적에 대해 "지배구조 단순화 및 투명화에 따른 경영효율화 등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와 재무구조 안정성 개선"이라고 말했다. 쌍용씨앤이의 지배구조는 '한앤컴퍼니코어 제1호사모투자→한앤코엑스칼리버홀딩스→한앤코시멘트홀딩스→쌍용씨앤이'로 이어진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코는 쌍용씨앤이와 한앤코시멘트홀딩스의 역합병을 통해 '한앤컴퍼니코어 제1호사모투자→한앤코엑스칼리버홀딩스→쌍용씨앤이'로 단순화된다.
쌍용씨앤이가 한앤코시멘트홀딩스의 자산과 부채를 모두 승계함에 따라 재무구조도 크게 개선된다. 한앤코시멘트홀딩스는 현재 현금과 투자주식만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고, 차입금은 없다. 합병 후 존속회사인 쌍용씨앤이의 연결 기준 자산은 3조3648억 원에서 9988억 원 증가한 4조3636억 원이 된다. 부채는 2조3063억 원에서 4억 원 증가한 2조3067억 원에 그친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217%에서 112%로 급감하게 된다.
한앤코는 2016년 1조4000억 원에 쌍용씨앤이(당시 쌍용양회)를 인수했다. 하지만 실적 하락에 따라 재무상태가 악화된 상황이다. 쌍용씨앤이는 올 상반기 매출액 7182억 원, 영업이익 334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57% 하락했다. 특히 올 1분기에는 18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신용평가사는 실질적인 재무구조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실질적인 재무안정성 변화가 수반되지 않은 회계처리 효과"라며 "한앤코시멘트홀딩스의 차입금이 전액 승계된 점 등을 감안하면, 최대주주의 배당 정책도 이전과 유사한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보다는 지배구조 단순화에 초점이 맞춰진 합병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