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탄 vs 환영" 트럼프 방한 당일 경주 시내 곳곳서 집회 [경주 APEC]

국제민중행동 조직위, 반(反) 트럼프 시위 개최
보수단체 자유대학은 트럼프 환영 ‘맞불 집회’

▲국제전략센터 등 37개 진보단체가 모인 ‘2025 APEC 반대 국제민중행동 조직위원회’가 29일 오전 경북 경주시 동천동 구황교 인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강문정 기자 kangmj@)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29일 경주 시내 곳곳에서는 진보와 보수 단체들의 집회가 개최됐다. 진보단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보수단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환영하는 거리 행진을 벌였다.

국제전략센터 등 37개 진보단체가 모인 ‘2025 APEC 반대 국제민중행동 조직위원회’는 이날 오전 경북 경주시 동천동 구황교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PEC은 트럼프의 원맨쇼 공연장으로 전락했다”며 “모든 국제적 행사를 무시하고 자기 입맛대로 쓰고 버리는 트럼프를 걍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APEC은 다수의 민중이 아닌 소수의 기업만을 위한 협력체”라며 “APEC 정상들은 트럼프의 목소리가 아니라 세계 민중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국제전략센터 등 37개 진보단체가 모인 ‘2025 APEC 반대 국제민중행동 조직위원회’가 29일 오전 경북 경주시 동천동 구황교 인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강문정 기자 kangmj@)

기자회견에 참석한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 고작 9달이 지났을 뿐인데 그의 행태로 인해 세계는 카오스 상태가 되고 있다”며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협상이라는 약탈적 행위를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 대표는 APEC에 대해 “세계 각국은 미국의 요구에 각자도생하는 행태를 보이면서 국제적인 협력을 이야기하는 것이 얼마나 모순적이냐”며 “국제질서를 파괴하는 강대국에 대해 견제도 못 하는 회의가 정말 제대로 된 번영을 가져올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이날 보수성향 단체 자유대학은 신라대종~황리단길 일대 거리에서 트럼프 방한을 환영하는 행진을 진행한다. 반(反) 트럼프 집회에 대한 맞불 성격의 집회다. 주최 측에 따르면 집회에는 1000명 이상의 참가자가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APEC 정상회의 기간 경주에서는 진보·보수 성향 단체들의 집회와 도심 행진이 이어질 예정이다. 내달 1일까지 경찰에 신고된 경주 지역 집회는 20여 건이다. 경찰은 전날부터 경북 도내에 '갑호비상'을 발령하고 최고 수준의 보안·경비 태세를 취하고 있다. 하루 최대 1만 9000명 규모의 경력이 동원돼 경주 전역을 봉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