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로 문제를 푼다” AI 네이티브 뱅크로 진화
카카오뱅크가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두 축으로 금융의 경계를 확장하고 있다.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로 포용금융의 길을 넓힌 데 이어 AI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 경험 전반을 혁신할 계획이다.
30일 카카오뱅크는 NICE평가정보와 협력해 ‘카카오뱅크 플랫폼 스코어(카플스코어)’를 외부 금융사에 개방한다고 밝혔다. 우선 ‘신용대출 비교하기’ 서비스 입점 금융사에 제공하고, 향후 적용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조진현 신용리스크모델링 팀장은 전날 개최된 ‘2025 카뱅 커넥트’에서 “상생 관점에서 어떤 업권이 더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또 중·저신용자가 많은 고객군이 어디인지 함께 살펴보고 있다”며 “이 기준에 비춰볼 때 지방은행과 저축은행이 주요 대상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22년 롯데멤버스·교보문고 등 가명결합데이터 1800만 건을 활용해 업계 최초의 독자적 대안신용평가모형인 ‘카카오뱅크스코어’를 개발했다. 애플리케이션(앱) 내 적금·이체 실적, 카카오 선물하기·택시 이용, 도서 구매 등 3800여 변수가 반영됐다.
이를 통해 금융정보만으로는 대출이 거절됐던 중·저신용자와 소상공인을 선별해 추가로 자금을 공급했다.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공급 규모는 15조 원으로 은행권 중 가장 많은 중·저신용대출을 공급했다.
조 팀장은 “카카오뱅크를 넘어 전 국민이 더 공정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대안신용평가모형의 저변을 확대해 진정한 의미의 포용금융을 실천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생성형 AI 등을 서비스 전반에 적용해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AI 스미싱 확인 서비스’, ‘AI 검색’, ‘AI 금융계산기’ 등으로 금융생활 전반에 AI를 도입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출시된 ‘AI 검색’ 서비스는 사용자가 “적금 금리 알려줘” 등 자연어로 묻는 말에 실시간 데이터를 바탕으로 답변을 제시한다. ‘검색증강생성(RAG)’ 기술을 적용해 단순 생성형 답변이 아닌, 검증 가능한 근거 기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내부적으로는 직원이 직접 AI를 활용해 업무를 자동화하는 ‘AI 플레이그라운드’를 운영 중이다. 임직원이 만든 ‘복리후생 챗봇’이나 ‘회식장소 추천봇’ 같은 사내용 생성형 AI 서비스도 확산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금융보안 영역에도 AI 기술을 적용했다. 2022년 금융권 최초로 머신러닝 기반 ‘무자각 인증 기술’을 도입해 터치 리듬과 화면 조작 패턴으로 본인 여부를 판별한다.
또한, 이상거래탐지(FDS)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를 사전에 탐지한다. 안면인식 신분증 검증과 OCR·RPA 기반 자동화로 내부 업무 효율도 높였다.
AI·인증·빅데이터 등 신기술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까지 카카오뱅크는 국내외 특허 169건의 특허를 출원하고 국내외 학회에 논문 16건 이상을 발표했다. ‘신경망을 이용한 신분증 진위 판단 방법’ 등 AI 관련 특허는 미국에서도 등록을 마쳤다.
이재욱 AI고객서비스개발팀장은 “AI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고객이 더 쉽고 안전하게 금융을 이용하도록 돕는 가장 유용한 도구”라며 “앞으로도 기술로 금융소비자의 문제를 해결하고, 누구나 즐겁게 금융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