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오늘(29일)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두 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29일 양 정상은 이날 경주 국립박물관에서 만날 예정이다. 지난 8월 워싱턴DC 회담 이후 불과 두 달 만으로, 역대 한국 대통령 취임 후 가장 빠른 시점에 성사된 상호 방문 회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방문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전 입국해 이 대통령과 만난다.
정상회담의 최대 관심사는 교착 상태에 빠진 한미 관세협상이다. 3500억 달러(약 50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둘러싸고 양국이 투자 방식과 수익 배분, 납입 일정 등 세부 조건에서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려왔다. 이 대통령은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투자금의 구성, 손실 분담, 배당 기준 등이 여전히 쟁점"이라며 협상 난항을 인정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지난 주말 사이 두 차례 화상회의를 열고 막판 조율에 나섰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양 정상의 결단에 따라 톱다운식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APEC 참석길 전용기 내에서 "타결에 매우 가깝다"며 "그들이 준비됐다면 나도 준비됐다"고 언급하며 합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부 안팎에서는 세 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빅딜' 이다. 관세 인하와 3500억 달러 투자 패키지를 동시에 포함한 포괄 타결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날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과의 경제성과를 선제 확보하려는 계산을 할 경우 성사될 여지가 있다.
현실적으로는 '부분 합의' 가능성이 제기된다. 관세 분야를 제외한 나머지 안보·에너지 협력 성과만 문서화하는 방식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안보 분야는 문서작업이 상당 부분 마무리됐다"고 밝힌 바 있다. APEC 계기 선언문 형식의 양해각서(MOU)나 조인트 팩트시트 발표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악의 상황은 '노딜'이다. 1차 회담 당시처럼 별도 합의문 없이 회담이 종료될 경우다. 이 경우 시장 불확실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대통령실은 신중한 모습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당초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을 타결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한국의 경제 여건과 상황을 충분히 전달하며 국익을 최우선으로 협상에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