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부정 선거’ 반발

92세로 세계 최고령 국가 원수인 폴 비야 카메룬 대통령이 8선에 성공했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카메룬 헌법위원회는 비야 대통령이 12일 치른 대선 공식 개표 결과 53.66%의 득표율로 당선이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1982년 취임해 43년간 장기 집권한 비야 대통령이 추가로 7년 임기를 더하게 되면 99세까지 통치할 수 있게 된다. 앞서 그는 2008년 대통령 임기 제한을 폐지했다.
하지만 야당 카메룬국가구원전선(FNSC)의 이사 치로마 바카리 후보는 지난주에 자신의 승리를 주장하며 다른 어떤 결과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바카리 후보의 공식 득표율은 35.19%로 공개됐다. 바카리 후보도 79세로 고령이다.
야권의 유력 후보였던 아프리카신독립민주주의운동(MANIDEM)의 모리스 캄토(71) 출마가 무산된 이번 대선에는 비야 대통령을 포함해 총 12명이 출마했다.
야당 지지자들이 대통령선거에 불복해 격렬한 시위를 벌이는 등 정국은 혼란과 불안에 휩싸였다.
바라키 후보의 지지자들은 막대기와 돌멩이로 무장한 채 상업 수도 두알라에서 도로를 봉쇄하고 타이어를 불태웠다. 이에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하며 진압에 나섰고, 시위대는 옷이나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다. 오토바이 소음으로 늘 붐비던 거리들은 한산해졌다.
야당 측은 석유·코코아 생산국임에도 40년 넘게 경제 발전이 정체된 것에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심지어 비야의 딸 브렌다조차 삭제된 틱톡 영상에서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아버지를 선택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비야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국민이 다시 한 번 내 리더십에 신뢰를 보여줬다”며 “불필요한 희생이 발생한 것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밝혔다. 정부는 부정선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프랑수아 콩라디 수석 정치경제학자는 “공식 결과에 대한 거부감이 광범위해 혼란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비야 정부가 오래 버티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영리 싱크탱크인 국제위기그룹(ICG)의 무리티 무티가 아프리카 프로그램 국장은 “비야는 국민의 신뢰를 잃은 상태에서 불안정한 임기를 시작하고 있다”며 “추가 폭력을 막기 위해 즉각적인 전국적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