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지수가 마침내 4000선을 돌파하면서 지수 급등에 따른 ‘버블’ 우려가 제기되지만, 신한투자증권은 이번 상승세를 유동성 확대 기대와 실적 상향이 맞물린 강세장으로 진단했다. 밸류에이션 부담은 과거 대비 크지 않으며, 실적 모멘텀에 기반한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신한투자증권은 28일 보고서를 내고 "코스피가 4000포인트를 웃돌았지만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아직 12배에 미달한다"며 "9월 이후 실적 상향 추세를 고려하면 밸류에이션 부담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스피의 상승은 올해 중반 '유동성 장세'로 시작했으나, 최근에는 기업 실적 상향이 뒷받침되면서 본격적인 '실적 장세'로 전환되는 양상이다. PER 상승과 주당순이익(EPS) 개선이 동시에 나타나는 보기 드문 구간에 진입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실적 개선 흐름이 모든 업종으로 퍼진 것은 아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이후 코스피 전체 EPS가 전례 없는 속도로 상승 중이지만, 올해 및 내년 이익수정비율은 정체 상태"라며 "실적 상향 온기가 대형 반도체주에 집중돼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업종의 12개월 선행 EPS는 9월 이후 41% 급등했다. 같은 기간 주가 상승률은 57%에 달한다.
노 연구원은 "이번 반도체 사이클은 과거의 고PER에 사고 저PER에 파는 구조와 다르다"며 "데이터 수요 증가에 따라 추가 이익 증가 여력이 크고, 인위적 공급 확대로 사이클이 쉽게 꺾이기 어려운 구조"라고 진단했다.
밸류에이션 관점에서도 여전히 여력이 있다는 평가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말 코스피 12개월 선행 EPS를 351포인트, 내년 말은 391포인트로 제시했다. 해당 수치에 12배 PER을 적용하면 각각 4200포인트, 4700포인트까지 상승 여지가 있다는 계산이다.
노 연구원은 "현재 강세장은 단기 유동성 랠리가 아니라 구조적 실적 상향이 동반된 구간"이라며 "국내 시장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을 고려하면, 과거의 관념에서 벗어나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