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앤디파마텍 파트너 멧세라는 화이자에 인수
파트너 통해 K바이오 기업 기술 신뢰도 입증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해외 파트너사가 증시에 상장하거나 글로벌 제약사에 인수되면서 이들의 성공이 국내 기업 가치에도 긍정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동시에 국내 기술의 글로벌 존재감도 한층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3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사례는 에이프릴바이오와 에보뮨, 디앤디파마텍과 멧세라다. 두 사례 모두 기술수출을 기반으로 한 협력에서 출발해 해외 상장을 통해 기술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받는 단계로 진입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지난해 6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APB-R3’를 미국 바이오 기업 에보뮨에 총 4억7500만 달러(약 6550억 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에보뮨은 현재 이 물질을 활용해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최근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보가 에이프릴바이오 기술이 미국 자본시장에서 ‘가치화’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에보뮨의 상장이 성공할 경우 에이프릴바이오의 기술력에 대한 글로벌 신뢰도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디앤디파마텍은 경구용 비만치료제 기술을 멧세라에 약 1조3000억 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멧세라는 올해 2월 나스닥 상장에 성공했으며 9월에는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가 최대 73억 달러(약 10조 원)에 인수했다. 특히 화이자가 자체 경구용 비만약 개발에서 난항을 겪은 상황에서 디앤디파마텍 기술을 도입한 멧세라를 인수했다는 점에서 기술력 검증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 회사는 펩타이드 경구화 기술 ‘ORALINK’을 적용한 경구용 비만약을 개발 중이다.
이처럼 기술수출과 공동개발의 결과가 해외 상장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국내 바이오텍에 간접적 수혜를 안기고 있다. 미국 자본시장의 검증 통과라는 의미가 있다. 과거에는 기술수출 계약 체결로 협력이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파트너사의 상장을 통해 해당 기술이 시장에서 실질적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해외 투자자에게도 K바이오의 기술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한다는 신뢰를 주는 계기로 작용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동반 상장 구조가 향후 한국 바이오텍의 글로벌 확장 전략에서 중요한 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수출 기업은 기술적 신뢰도를 높이고, 상장에 나선 파트너사는 자본 조달력을 확보할 수 있는 윈윈 모델이기 때문이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국내 기술이전 파트너사의 상장이나 인수는 해당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신호다. 이 과정에서 파트너사가 자금력을 확보하면 임상도 한층 속도를 낼 수 있다”며 “작은 바이오텍이 기술을 수출했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라 파트너사의 성공을 통해 기술 가치가 다시 평가받는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