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측 “지역 간 임금 차별 중단해야”
파업, 약 3개월 지속…양측 입장 평행선

미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의 방산부문 노동조합이 사측에서 제안한 임금 협상안을 다시 한번 거부하며 파업 장기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지역에 있는 보잉 방산부문 노조인 ‘국제기계항공노동자연맹(IAM) 837지부’는 사측이 제안한 임금 협상안을 두고 3200명의 조합원이 투표한 결과 사측 제안을 거부하기로 했다.
보잉 측에서는 지금까지 노조 측에 총 4번의 임금 인상안을 제안했지만, 노조는 이를 모두 거부했다. 최근 제안된 임금 인상안은 향후 5년간 기본급을 24% 올리는 것으로 이전 제안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고 WSJ은 보도했다.
브라이언 브라이언트 IAM 노조위원장은 “사측은 지역 간 차별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북서부 상업 부문 노동자들에게는 높은 임금 인상을 제공했지만, 세인트루이스 노동자들에게는 그보다 낮은 수준의 보상을 받을 것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잉 방산부문 공장 노조원 3200명은 임금과 퇴직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8월 초부터 약 3개월 가까이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보잉 세인트루이스 공장이 파업에 들어간 것은 1996년 이후 29년 만의 일이다.
이번 파업은 지난해 보잉의 상업 항공기 조립 노동자 3만3000명이 속해 있는 워싱턴주 시애틀 노조가 크게 인상된 새 계약을 체결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시애틀 지역 노조는 지난해 9월부터 약 8주간 파업을 벌여 향후 4년간 38%의 임금 인상과 1만2000달러의 보너스를 확보했다. 이를 근거로 보잉 방산부문 노조 측은 자신들 역시 같은 수준의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다.
다만 보잉 사측은 파업을 이어가더라도 회사가 임금 인상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진 않을 것이라 반복해서 밝히고 있는 상태다.
스티브 파커 보잉 방산사업부 책임자는 이달 초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이번 파업을 통해 손해를 치르고 있는 것은 노동자 측”이라며 “파업을 더 오래 한다고 해서 더 많은 돈을 받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방산노조 측은 “보잉에선 직원들의 말을 경청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최근 받은 제안의 수준을 고려하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이는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전투기를 만드는 사람들을 계속해서 모욕하는 행위”라며 파업 장기화가 이어질 것을 명확히 했다.
보잉 방산 부문은 F-15 전투기, F/A-18 전투기, MQ-25 드론 급유기 등의 항공기와 미사일 등을 생산하고 있다. 보잉의 방산·안보 부문 매출은 회사 전체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