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보유국으로 인정 가능성도 시사
정동영 “북한, 판문점서 청소”
APEC 기간 성사 가능성은 희박
이달 만나지 못해도 내년 가능성 있어

25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탑승한 에어포스원에서 김 위원장과의 판문점 회담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에 “그는 내가 그곳(한국)에 갈 것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연락하면 그렇게 하고 싶다”며 “저번에 만났을 때도 나는 내가 한국에 온다는 사실을 인터넷에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담에) 100% 열려 있다. 나는 김 위원장과 매우 잘 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관련 물음에 “그들은 일종의 ‘뉴클리어 파워(핵보유국)’라고 생각한다”며 “그들이 많은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북미 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릴 기대감이 커졌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판문점에서 북한이 판문관 등 북측 시설의 청소, 풀 뽑기, 화단 정리, 가지치기, 사진 촬영을 하는 모습들이 포착됐다”고 주장했다. 사실이라면 북한도 회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다만 실제로 회담이 개최될지는 미지수다. 한국과 미국에선 일단 확률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백악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날 의향이 있다고 밝혔지만, 이번 방문 일정에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 장관 역시 기자간담회 당시 “1%의 가능성”이라고 묘사했다.
당장은 아니어도 이번 일을 계기로 머지않아 개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는 AP통신에 “양국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은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회담이 열리지 않는다면 김 위원장은 1월로 예상하는 노동당 주요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외교 재개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AP는 “양국 정상회담이 임박했다는 것을 시사할 만한 실무적 준비 징후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2019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현 엑스)를 통해 이례적인 초청을 한 지 단 하루 만에 회담 준비가 이뤄졌다는 점을 상기했다”며 “이달 만나지 못하더라도 두 사람이 추후 외교 관계를 재개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