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다공’은 뼛속에 구멍이 많이 생겼다는 의미다. 부실 공사로 지어진 건물이 쉽게 붕괴하듯 골다공증이 진행되면 넘어지거나 살짝 부딪히는 작은 충격에도 뼈가 쉽게 부러진다.
한국은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면서 골다공증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골다공증 증상과 예방법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뼈 건강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골량은 사춘기에 성인 골량의 90%가 형성되고, 30대 초까지 증가하다가 35세부터 서서히 감소한다. 이 과정에서 오래된 뼈를 부수는 ‘골 흡수’와 새로운 뼈를 만드는 ‘골 형성’이 꾸준히 일어난다. 낡은 뼈를 갉아먹는 파골세포와 새로운 뼈를 만들어주는 조골세포 간의 균형이 깨지면 뼈의 두께가 얇아지거나 뼈 내에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구멍들이 증가한다.
위를 잘라내는 수술, 장에 발생한 만성적인 염증성 질환, 쿠싱병, 신경성 식욕 저하증 등으로 칼슘이 부족해지면 골다공증이 생긴다. 장에서 칼슘의 흡수를 촉진하는 비타민D의 결핍도 골다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항응고제(헤파린), 항경련제, 과도한 갑상선호르몬, 스테로이드, 이뇨제 등의 치료제, 운동 부족, 과음, 유전이 골다공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24년 골다공증 환자 수는 132만6000여 명으로 추산된다. 50세 미만 환자는 약 2만8000명인 것에 비해, 50세 이상 환자는 144만8000명에 달한다.
골다공증은 여성 환자 비율이 90%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은 젊었을 때부터 남성보다 뼈가 약한 편이며, 여성호르몬이 줄어드는 폐경기 이후 골다공증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한다. 50세 전후 폐경될 때 뼈의 손실을 막아주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 없어지면서 골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폐경 후 3~5년 동안 골밀도의 소실이 가장 빠르게 일어난다. 통계적으로 폐경 이후 여성의 약 50%가 골다공증에 해당한다.
남성은 뼈가 선천적으로 강하고, 최고골량의 형성도 늦어 여성보다 골다공증에 대한 위험도가 낮다. 그러나 남성에게 골다공증에 의한 골절이 발생하면 사망률과 재골절 발생률이 여성보다도 높아 남성 골다공증도 적극적인 치료가 필수적이다.

20대 시절보다 키가 4cm 이상 줄었을 경우 골다공증에 의한 척추 압박 골절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본인 키 정도의 낮은 위치에서 넘어지는 정도의 약한 충격에도 뼈가 부러졌다면 이미 골 소실이 많이 진행된 상태다. 다만 무릎이나 허리 통증은 퇴행성 관절염 등 다른 원인일 가능성이 크며, 관절 통증과 골다공증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골다공증 환자들은 척추와 고관절 뼈가 부러지는 경우가 흔하다. 넘어질 때 땅에 팔을 짚으면서 손목뼈가 부러지기도 한다. 한 번 골절을 경험한 환자들은 재골절 위험이 커져 활동 자체에 대한 두려움과 의존도가 높아진다. 대한골대사학회에 따르면 고관절 골절 후 1년 내 사망률은 남성 21.5% 여성 14.6%로, 골다공증 골절은 노인들에게 치명적인 문제다.
진단을 위해서는 골밀도 검사를 통해 티 수치(T-scores)를 확인해야 한다. 이는 젊은 성인의 정상 최대 골밀도와 현재 환자의 골밀도를 비교한 값이다. 티 수치가 -1 이상이면 정상이며, -1∼-2.5 사이면 골감소증으로 분류한다. 수치가 –2.5 이하일 경우 골다공증으로 분류한다. 골다공증은 증상이 없기 때문에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를 진행해 상태를 꾸준히 추적하는 것이 좋다.
현재 한국에서 사용 가능한 약제는 골 흡수억제제인 비스포스포네이트, 데노수맙, 선택적 에스트로젠 수용체 조절제, 여성호르몬제와 골형성촉진제인 부갑상선호르몬 및 로모소주맙 등이다. 환자의 상태와 부작용 등을 고려해 맞춤형으로 처방된다. 티 수치가 -2.5인 경우, -2.5보다 좋다고 하더라도 작은 충격에 골절된 경험이 있는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진행한다.
골다공증 예방은 영양소 섭취와 운동이 핵심이다. 김범준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식사와 보충제를 합해 칼슘은 하루 1000~1200mg 섭취하고, 필요하면 비타민D를 복용해 적정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라며 “음식을 짜게 먹으면 나트륨이 소변으로 빠져나갈 때 칼슘도 함께 배출되기 때문에 저염식이 권장된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빠르게 걷기, 조깅, 계단 오르기, 줄넘기와 같은 체중이 실리는 운동이 가장 좋으며, 주 4~5일, 하루 30분 이상 실시하는 것을 권장한다”라며 “주 2~3회 근력 강화와 매일 균형 훈련을 병행한다면 낙상을 줄일 수 있고, 퇴행성 관절염 등으로 걷기가 어렵다면 실내 자전거 타기도 큰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과도한 허리 굽힘이나 강한 트위스트, 과격한 윗몸일으키기 등 척추에 압박을 가하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