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법재판소가 보수 성향 변호사단체가 제기한 ‘노란봉투법’ 헌법소원을 각하했다. 법 시행을 앞두고 위헌 논란이 불거졌지만 헌재는 본안 심리 없이 사건을 종결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달 김태훈 변호사(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 명예회장)가 다수의 중소기업을 대리해 제기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란봉투법) 개정안 위헌 확인 헌법소원을 22일 각하했다. 헌재는 결정 이유에서 “청구인들이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을 갖추지 못했다”며 부적법 각하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헌법소원 사건은 접수 이후 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가 1차 심사를 진행하는데 이 단계에서 청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본안 심리 없이 각하된다.
김 변호사는 “청구 기업들에 노동조합이 없다는 이유로 자기 관련성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원청 파업으로 하청 중소기업도 생산 차질과 거래 단절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며 반발했다.
그는 앞서 지난달 10일 헌법소원을 제기하며 “노란봉투법이 ‘실질적 지배력’이라는 불명확한 기준으로 사용자 범위를 확대해 죄형법정주의에 반하고 기업의 경제활동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9일 공포된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 관련 원청의 사용자 책임범위를 확대하고 노조와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 시행은 내년 3월 10일로 예정돼 있다.
노란봉투법을 둘러싼 위헌 논란은 이번 결정에도 불씨가 남아 있다. 일부 경제단체와 경영계는 추가 헌법소원 제기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노동계는 “노사 권력 불균형을 바로잡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법 시행을 촉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