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5주기, 유산 사회환원 약속…‘기부의 선순환 마중물’

입력 2025-10-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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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경영진 150여명 참석…고인의 경영철학·사회환원 뜻 기려
문화예술품 2만3000점 국가 기증…‘이건희 컬렉션’ 해외 순회도
의료기부 1조원, 감염병·희귀질환 대응 인프라로 확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치러진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4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치러진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4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5주기 추도식이 24일 경기도 수원 가족 선영에서 엄수된다. 이날 현장에는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유족을 비롯해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홍원학 삼성생명 등 전·현직 임원 15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을 기린다. 이 회장과 사장단은 추도식 후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으로 자리를 옮겨 오찬을 함께하며 선대회장의 뜻을 되새길 일정을 갖는다.

올해 5주기를 맞아 이 선대회장이 남긴 ‘KH(Lee Kun-Hee) 유산’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유족들은 2021년 상속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며, 문화·의료 부문에 걸쳐 총 1조 원을 기부했다. 당시 상속세만 12조 원이 넘는 상황에서 재산 매각 대신 ‘사회 환원’을 택한 결단은 재계의 예상을 뒤집은 상징적 행보로 평가받았다.

특히 문화예술 분야 기부는 국내에서 유례가 없는 규모였다. 이 선대회장이 평생 수집한 미술품 2만3000여 점이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 국가기관에 기증됐다. 이 가운데 국보 14건, 보물 46건이 포함돼 한국 미술사의 지평을 새로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환기 ‘여인들과 항아리’, 박수근 ‘절구질하는 여인’, 이중섭 ‘황소’ 등이 대표작들이다.

▲(왼쪽부터)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최은화 소아암ㆍ희귀질환지원사업단장 (사진제공=삼성전자)
▲(왼쪽부터)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최은화 소아암ㆍ희귀질환지원사업단장 (사진제공=삼성전자)

‘이건희 컬렉션’은 2021년 이후 전국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을 돌며 총 35회 전시됐다. 관람객은 350만 명을 넘어섰고, 국립중앙박물관은 2022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은 관람객이 찾은 박물관에 이름을 올렸다. 오는 11월에는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해외 순회전이 개막하며, 이후 시카고미술관과 영국 대영박물관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이 선대회장은 생전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문화적 소양이 자라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4년 리움미술관 개관 당시에는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일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의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그는 국내외에 흩어진 문화재를 수집·보존하며 ‘문화는 국가의 품격’이라는 철학을 실천했다.

의료 분야 기부도 고인의 정신이 깃든 대표 사례다. 유족은 고인의 유지에 따라 감염병 극복을 위해 7000억 원, 소아암·희귀질환 환아 치료를 위해 3000억 원 등 총 1조 원을 기부했다. 이를 통해 서울대어린이병원 등 전국 160개 기관이 참여하는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이 출범했다. 지금까지 누적 2만2000명 이상의 환아가 지원을 받았다. 7000억 원 규모의 감염병 대응 기부금은 중앙감염병전문병원 건립과 감염병연구소 설립에 활용되고 있다. 2028년 완공 예정인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은 150병상 규모로 첨단 음압병상·수술실 등을 갖추고 감염병 대응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삼성가의 사회환원은 이후 각계의 기부 열기를 촉발했다. 방탄소년단(BTS) 정국, 가수 이승기, 감염병 진단키트 제조사 코젠바이오텍 등이 잇따라 소아암 환아와 의료기관에 기부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의 유산이 ‘기부의 선순환’으로 이어졌다”며 “한국 사회의 기부문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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