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네시 주지사는 SK온, 조지아 주지사는 현대차 만나
사태 여파·향후 투자 논의 예상
업계 “주정부 차원 지원 확대 기대”

미국 주지사들이 한국을 찾았다. 지난달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조지아주 합작 배터리 공장(HI-GA 배터리컴퍼니)에서 300명이 넘는 한국인이 체포·구금된 사건 이후 처음이다. 한국 기업들은 비자 문제를 비롯해 주정부 차원의 협조·지원을 요청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빌 리 미국 테네시 주지사는 이날 오전 이석희 SK온 최고경영자(CEO)와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만났다. 리 주지사와 이 CEO와 대미 투자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SK온과 포드의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는 테네시주에 내년 가동을 목표로 연간 4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테네시주는 지난해 완공된 배터리 제조공정 교육 트레이닝센터를 통해 블루오벌SK 신규 직원들의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방한 기간 리 주지사는 이 CEO 외에도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를 포함해 LG전자, 효성중공업 등 주요 기업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LG화학은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양극재 공장을 짓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2공장을 운영 중이다. 효성중공업은 멤피스에 위치한 초고압 변압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경제단체와도 회동을 이어갔다. 한국무역협회는 이날 리 주지사를 초청했다. 윤진식 무협 회장은 “글로벌 완성차의 핵심 생산 거점이자 북미 전기차 전환을 선도하는 테네시주와 우리 기업 간 협력을 통해 한미 양국의 첨단 산업 분야 공급망 협력을 한층 강화하길 희망한다”면서 “원활한 현지 진출을 위해 우리 기술자들의 비자 애로에 주정부 차원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켐프 미국 조지아 주지사도 23~25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켐프 주지사 일행은 이날 오후 1시쯤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를 방문,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성김 현대차그룹 사장 등을 만났다. 양측은 HI-GA 배터리컴퍼니 단속으로 인한 공장 건설 지연 등의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준공을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장 부회장은 켐프 주지사와 저녁에는 만찬을 함께 한다. 켐프 주지사는 24일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 국내 배터리 업체와 만날 예정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이석희 SK온 사장 등 조지아주에 생산기지를 둔 다른 기업 경영진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 SK온은 조지아주 잭슨카운티 커머스시에 22GWh 규모의 단독 공장을 운영 중이다. 조지아주 바토우에서는 현대차그룹과 합작으로 35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현대차는 2028년까지 조지아와 앨라배마 등 현지 공장에 260억 달러(약 37조 원)를 투자할 계획을 갖고 있다. 3월에는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1100만㎡ 규모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준공했다. 해당 합작 배터리 공장은 한국인 구금 사태 이후 건설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지난달 구금사태 이후 “이번 일로 우리에게 최소 2~3개월의 지연을 일으킬 것”이라며 “모든 근로자들이 복귀를 원하기 때문에 대부분 고용할 사람들이 미국에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 기업이 공장을 짓거나 운영할 때 연방정부를 비롯해 주 정부 차원에서 직접적 재정 지원을 포함해, 간접적으로 수도·전기 같은 인프라나 채용 등 다양한 지원을 한다”면서 “이번 주지사 방문을 통해 주 정부 차원의 지원이 좀 더 확대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