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와 함께 찾아온 ‘임신당뇨병’…한국형 관리 기반 구축한다

입력 2025-10-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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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학회 팩트시트 발표…산모 심뇌혈관질환 위험 1.5배·자녀 만성병 가능성 커

▲대한당뇨병학회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22일 서울 종로구 HJ비즈니스센터에서 '임신성 당뇨병 연구 현황과 관리 전략'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가운데 이용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가 ‘임신중당뇨병 백서(Fact Sheet)’ 특별판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자협회)
▲대한당뇨병학회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22일 서울 종로구 HJ비즈니스센터에서 '임신성 당뇨병 연구 현황과 관리 전략'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가운데 이용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가 ‘임신중당뇨병 백서(Fact Sheet)’ 특별판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자협회)

임신 중 발병하는 ‘임신당뇨병’이 출산 후 산모의 심혈관계 질환 위험은 물론, 태어난 아기의 향후 만성병 가능성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모 연령과 비만율이 증가하면서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출산 후 추적관리와 국가 차원의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대한당뇨병학회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22일 서울 종로구 HJ비즈니스센터에서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임신중당뇨병 백서(Fact Sheet)’ 특별판을 발표했다. 연구원은 이 내용을 17개 시도 및 전국 보건소에 배포할 예정이다.

임신중 당뇨병 유병롤 10년 새 7.6%→12.4% 증가

임신당뇨병은 대개 24주에서 28주에 진단되는 당뇨병으로, 한국에서는 약 5~10%의 여성이 경험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임신당뇨병은 임신 전부터 당뇨병이 있었던 ‘임신전당뇨병’ 환자를 제외하는 개념이며, 임신당뇨병과 임신전당뇨병을 통틀어 ‘임신중당뇨병’으로 일컫는다.

임신중 당뇨병 유병률은 2013년 7.6%에서 2023년 12.4%로 빠르게 증가했다. 이는 산모의 연령이 높아지고, 비만 인구도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10년간 전체 산모의 평균 출산 연령이 31.8세에서 33.5세로 높아졌다. 40세 이상 산모에서는 약 5명 중 1명(18.6%)이 임신중 당뇨병을 진단받았다.

체질량지수가 30㎏/㎡ 이상인 비만 환자의 경우 임신중당뇨병 유병률은 23.5%로, 정상범위(18.5≤BMI<23㎏/㎡) 9.9% 비해 2.37배가 높았다. 2013~2023년 전체 산모의 임신 전 체질량지수는 21.1kg/㎡에서 22.3kg/㎡로 증가했다. 임신당뇨병을 경험한 산모의 체질량지수는 21.8kg/㎡에서 23.4kg/㎡로 증가폭이 더욱 컸다.

소득이 낮을수록 임신당뇨병 유병률이 높다는 특징도 나타났다. 의료급여 및 소득 하위 4분위에서 임신당뇨병의 유병률이 11.6~12.4%로 나타났다. 이는 저소득 취약계층의 건강 관리 서비스와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출산 후 2형당뇨병·심뇌혈관질환 증가…아기 만성병 위험 커

▲대한당뇨병학회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22일 서울 종로구 HJ비즈니스센터에서 '임신성 당뇨병 연구 현황과 관리 전략'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가운데  곽수헌 서울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가 발표 중이다. (한국과학기자협회)
▲대한당뇨병학회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22일 서울 종로구 HJ비즈니스센터에서 '임신성 당뇨병 연구 현황과 관리 전략'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가운데 곽수헌 서울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가 발표 중이다. (한국과학기자협회)

임신중당뇨병은 산모와 태아 모두의 건강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임신중당뇨병 백서에 따르면 임신중당뇨병을 경험한 산모는 정상 혈당 산모보다 향후 2형 당뇨병이 발생할 위험이 6.1배 높았으며,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도 1.5배 증가했다.

태아에게는 선천성 기형, 거대아 등의 위험이 크다. 출생 후에도 저혈당증, 황달, 소아비만, 내당능장애, 당뇨병 등의 위험이 있다.

곽수헌 서울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가 국내 350만 명의 10년 이상 추적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임신중당뇨병 산모에게서 태어난 자녀는 성장 후 2형 당뇨병이 발생할 위험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약 1.5배 높았다. 특히 임신 중 인슐린 치료가 필요했던 산모의 경우, 자녀의 당뇨병 위험이 훨씬 더 커져 2형 당뇨병은 약 4.6배, 1형 당뇨병은 약 2.2배 증가했다.

문제는 환자들의 출산 후 추적관리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체 산모의 출산후 당뇨병 추적검사 시행률은 서서히 증가하는 추세지만, 2022년 기준 25.3%에 머물러 2018년 18.6%에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22년 기준 임신당뇨병 산모의 추적검사 시행률은 42.9%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으며, 임신전당뇨병 산모의 경우 68.1%로 여전히 1/3은 추적검사를 하지 않았다.

국립보건연구원, ‘한국형 임신중당뇨병’ 장기적 데이터 구축 나서

▲대한당뇨병학회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22일 서울 종로구 HJ비즈니스센터에서 '임신성 당뇨병 연구 현황과 관리 전략'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가운데 류현미 분당차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발표 중이다. (한국과학기자협회)
▲대한당뇨병학회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22일 서울 종로구 HJ비즈니스센터에서 '임신성 당뇨병 연구 현황과 관리 전략'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가운데 류현미 분당차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발표 중이다. (한국과학기자협회)

국립보건연구원은 지난해부터 2026년까지 국내 9개 대학병원이 참여하는 ‘임신성 당뇨병 환자에서 제2형 당뇨병으로 이환하는 임상적 특성 규명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한국형 임신당뇨병 가계코호트를 구축하고, 데이터 기반의 임신 중 식이 및 관리전략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연구는 다학제 협진으로 진행된다. 산부인과에서 환자를 등록하고, 내과와 함께 당뇨 관리를 진행한다. 아기가 태어나면 소아청소년과의 협진으로 제대혈, 혈액, 소변, 대변 등 인체유래물과 임상정보를 수집한다. 임산부와 배우자를 대상으로도 설문을 통해 정보를 수집한다.

현재 연구진은 임신당뇨병 산모 추적 관찰 코호트 연구를 위해 질환군은 400명 이상, 건강한 대조군은 50명 이상 등록한 상태다. 또한 올해부터는 산모뿐만 아니라 배우자와 자녀까지 포함하는 ‘가계 코호트’로 확대해 연구를 수행 중이다.

연구를 총괄하는 류현미 분당차여성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코호트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데, 이 데이터가 출산 후 1~2년만 보고 마무리되고 더 이어지지 않는다면 유용하게 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류 교수는 “코호트 대상을 늘리고 장기적으로 구축하면, 10년 후에는 국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중요한 데이터셋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2026년 이후에도 팔로우업이 가능하도록 일회성 연구로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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