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1% 껑충⋯흥행몰이 기대
컴캐스트·파라마운트 등 거론

미국 미디어·콘텐츠 대기업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워너브러더스)가 매각 의사를 공식화했다. 성사될 경우 글로벌 미디어 산업의 대규모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21일(현지시간) NBC방송ㆍ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워너브러더스는 이날 성명에서 자산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여러 전략적 대안을 포괄적으로 검토하고 있음을 밝히면서 매각 의사를 표명했다. 데이빗 자슬라브 워너브러더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분 매각 의사를 밝히지 않았음에도 회사 전체 또는 부문에 대한 복수의 비공개 인수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소식에 워너브러더스 주가는 10.97% 폭등했다. 반면 경쟁사이자 워너브러더스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파라마운트)는 2.83% 떨어졌다.
이번 결정은 넷플릭스 등 인터넷 기반 스트리밍 기업의 부상과 케이블TV 시청률 급감으로 인한 미디어 산업의 대형 합병·통합 추세 속에서 이뤄졌다.
워너브러더스는 HBO, CNN, 해리 포터, DC코믹스(슈퍼맨 등) 등 케이블 네트워크, 뉴스 매체, 영화 스튜디오, 스트리밍 플랫폼 HBO 맥스 등 다양한 미디어 사업을 보유하고 있다. 올림픽,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등 주요 스포츠 중계권도 있다. 시가총액은 이날 장 마감 기준 450억 달러(약 64조 원)에 달하지만 막대한 부채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체 혹은 일부 매각 시 거래 규모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워너브러더스는 6월 자사 사업을 내년까지 두 개의 독립 회사로 분리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성장 속도가 빠른 스트리밍·스튜디오 부문을 전통적인 케이블 방송 채널로부터 분리해 2개의 독립 상장사로 만드는 구상이다.
잠재적 인수 후보자들을 보면 NBC유니버설의 모회사인 컴캐스트가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NBC방송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컴캐스트는 현재 매우 높은 거래 기준을 설정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파라마운트가 최근 워너브러더스 전체 인수를 두 차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에 따르면 첫 번째 제안은 지난달에 있었으며 워너브러더스 측은 이를 거절했다. 이후 파라마운트 CEO이자 억만장자 래리 엘리슨의 아들인 데이비드 엘리슨이 두 번째 제안을 제출했으나 이 역시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이 넷플릭스가 인수할 가능성을 거론했으나 그렉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 CEO는 “우리는 인수보다는 직접 사업을 구축해 성장하는 전통이 있다”며 부인했다.
아울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운영하고 있는 아마존과 애플이 자금력이 풍부한 잠재적 인수 경쟁자로 점쳐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