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힌 게 아니라 ‘수축’이었다"… 부산 온병원, 세계 희귀 좌주간동맥 경련 첫 규명

입력 2025-10-22 08:26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온병원 심혈관센터장 장경태 과장 (사진제공=온병원)
▲온병원 심혈관센터장 장경태 과장 (사진제공=온병원)

부산 온병원 심혈관센터 장경태 과장(순환기내과 전문의)이 세계적으로도 극히 드문 좌주간동맥(Left Main Coronary Artery·LMCA) 혈관연축(경련) 사례를 성공적으로 진단·치료해 국제학술지 Cardiovascular Imaging Asia 2025년 2호에 게재됐다.

이번 보고는 비정상 혈관 구조와 좌주간동맥 경련이 동시에 발생한 복합적 사례를 규명했다는 점에서 국내외 심장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논문에 따르면 환자는 평소 건강하던 65세 남성으로, 새벽 시간대 음주 후 흉통을 호소하며 부산 온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혀 밑에 니트로글리세린을 복용하자 통증이 즉시 사라졌고, 심전도와 심장효소 수치도 정상 범위로 확인됐다.

그러나 관상동맥조영술 결과, 좌주간동맥이 정상 위치가 아닌 '우측 발살바동(right sinus of Valsalva)'에서 비정상적으로 기시하고 있었으며, 혈관이 순간적으로 80% 이상 수축하는 경련이 관찰됐다. 장 과장은 에르고노빈 유발검사로 실제 연축을 확인하고, 혈관 내 니트로글리세린 투여로 즉시 해소했다.

환자는 수술 없이 보존적 약물치료만으로 완전히 회복됐다. 이후 다중검출 전산화단층촬영(MDCT)에서 좌주간동맥이 대동맥과 우심실 유출로 사이(inter-arterial course)를 통과하는 고위험 해부학적 구조가 드러났다.

좌주간동맥은 심장에 혈류를 공급하는 주혈관으로, 이 부위의 연축은 심정지나 급사로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 상황을 초래한다. 장 과장은 "혈관이 막히지 않았더라도 일시적 수축으로 혈류가 차단되면 심근경색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며 "이는 변이형 협심증(variant angina)의 전형적인 형태"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사례의 핵심은 '혈관 기형(AOCA)'과 경련이 공존한 복합 위험 구조라는 점이다. AOCA는 전체 인구의 0.02~0.05%에 불과할 만큼 드물지만, 협심증이나 부정맥, 돌연심장사를 유발할 수 있다. 장 과장은 "해부학적 구조만으로 수술을 결정하기보다, 증상의 원인을 정확히 구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AOCA 환자는 증상이 있을 경우 외과적 교정이 권장되지만, 장 과장 연구팀은 이번 사례가 경련성 일시적 허혈로 판단돼 내과적 약물치료를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환자는 안정적인 회복을 보였으며, 이는 향후 유사한 환자군에서 수술 대신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는 임상적 근거로 평가된다.

▲좌주간동맥 경련 확인과정 (사진제공=온병원)
▲좌주간동맥 경련 확인과정 (사진제공=온병원)

이번 연구는 △좌주간동맥 경련의 실제 영상자료를 세계 최초로 제시하고, △비정상 혈관 구조와 연축이 공존할 때의 진단 접근법을 정립했으며, △약물치료의 임상 타당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이현국 온병원 심혈관센터장은 "이번 보고는 국내 의료진이 단독으로 세계 희귀 심혈관 질환을 규명한 연구로, 향후 관련 치료 지침의 중요한 근거로 활용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달러가 움직이면 닭이 화내는 이유?…계란값이 알려준 진실 [에그리씽]
  • 정국ㆍ윈터, 열애설 정황 급속 확산 중⋯소속사는 '침묵'
  • ‘위례선 트램’ 개통 예정에 분양 시장 ‘들썩’...신규 철도 수혜지 어디?
  • 이재명 대통령 직무 긍정평가 62%…취임 6개월 차 역대 세 번째[한국갤럽]
  • 겨울 연금송 올해도…첫눈·크리스마스니까·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해시태그]
  • 대통령실 "정부·ARM MOU 체결…반도체 설계 인력 1400명 양성" [종합]
  • ‘불수능’서 만점 받은 왕정건 군 “요령 없이 매일 공부했어요”
  • 오늘의 상승종목

  • 12.0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7,024,000
    • -1.26%
    • 이더리움
    • 4,685,000
    • -1.2%
    • 비트코인 캐시
    • 853,500
    • -2.07%
    • 리플
    • 3,095
    • -4.09%
    • 솔라나
    • 205,500
    • -3.61%
    • 에이다
    • 650
    • -2.69%
    • 트론
    • 426
    • +1.91%
    • 스텔라루멘
    • 374
    • -1.06%
    • 비트코인에스브이
    • 30,900
    • -0.96%
    • 체인링크
    • 21,180
    • -2.35%
    • 샌드박스
    • 221
    • -3.0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