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증권이 올해 국내 증권사 중 기업공개(IPO) 주관사 실적 1위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연초 LG CNS 등 대어급과 최근 준 대어급인 명인제약까지 성공적으로 상장을 마치며 지난해에 이어 IPO 시장 1위를 굳히게 될 전망이다. KB증권이 IPO 주관 강자로 우뚝 선 배경에는 김성현 대표의 리더십이 꼽힌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증권의 올해 공모총액은 2조245억 원으로 집계됐다. 2위인 NH투자증권(8188억 원)과의 격차는 1조 원이 넘는다. KB증권은 지난해에도 주관사 실적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2022년에도 1위를 기록해 최근 4년 동안 3번이나 1위를 차지한 셈이다.
KB증권은 올해 LG CNS, 대한조선, 명인제약 등 굵직한 코스피 빅딜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외에도 △삼양엔씨켐 △아이에스티이 △심플랫폼 △아이티켐 등 성장성이 높은 중소형 IPO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KB증권은 이달 23~24일 양일간 일반청약을 거쳐 코스닥에 입성할 계획인 세나테크놀로지의 주관사도 맡고 있다. 증권사 간 IPO 주관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최근 4년 동안 3번이나 1위를 차지한 것은 KB증권의 경쟁력 있는 딜 수행 역량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증권은 성과의 비결로 전사적 협업을 꼽는다.
KB증권은 IPO 발굴과 구조 설계를 총괄하는 기업금융(IB) 부문 주식자본시장(ECM)본부를 중심으로, 리서치센터가 산업 분석과 투자 포인트를 도출하며 투자자 관점을 강화했다. 여기에 세일즈앤트레이딩(S&T)과 자산관리(WM) 부문이 국내외 기관투자가 및 리테일 고객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수요예측과 청약 안정성을 확보하며 IPO 성공률을 극대화했다. 이처럼 부서 간 긴밀히 연결된 유기적 협력 체계가 IPO 성공률을 높인 핵심 원동력으로 꼽힌다.
KB증권이 IPO 강자로 오른 것은 김성현 대표의 리더십이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KB증권이 두각을 나타내기 전 IPO 시장은 매년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빅3'의 3파전 양상을 띠었다. KB증권은 회사채 발행 부문에서는 항상 1등을 했지만, IPO 부문에서는 한참 뒤처져 있었다. 김 대표는 2019년 대표 취임 후 대기업 커버리지를 담당하던 당시 심재송 전무(현 KB국민은행 CIB영업그룹 대표)를 IPO 분야에 배치했고, 빅딜을 위해서 직접 프레젠테이션(PT)까지 챙긴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KB증권은 2022년 증시 사상 최대어였던 LG에너지솔루션의 IPO 대표주관사 자리를 맡으며 대역전의 서막을 알렸다.
2022년 말 인사에서는 리서치센터장이었던 유승창 상무를 ECM 본부장으로 발탁했다. 리서치센터장이 홀세일 등으로 이동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ECM 부문으로 발탁하면서 당시 증권업계에서는 파격인사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다. 인사는 결국 성공적이었다. 유 상무는 지난해 최대어로 꼽히는 HD현대마린솔루션의 대표 주관을 맡아 성공적으로 딜(deal)을 마무리했다. 올해도 LG CNS를 비롯한 알짜 기업들 주관을 맡아 기업들을 성공적인 상장으로 이끌었다. KB증권 관계자는 "앞으로도 기업 성장 단계별 맞춤형 상장 전략과 투자 네크워크를 기반으로 IPO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공모총액 기준 IPO 주관사 실적은 △KB증권(2조245억 원) △NH투자증권(8188억 원) △신영증권(5597억 원) △미래에셋증권(4269억 원) △삼성증권(2851억 원) △신한투자증권(2621억 원) △대신증권(2036억 원) △한국투자증권(1976억 원) 순으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