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해외투자 손실등으로 경영악화 심각

입력 2009-08-3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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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기순이익 전년 동기 대비 1/3(33.3%) 수준

정용근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가 재임기간 부채담보부증권(CDO)과 신용부도스와프(CDS)에 투자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9월3일 금융감독원으로 부터 '문책' 받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강기갑 의원(국회 농식품위)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적 금융위기 이후 농협중앙회 경영이 크게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강기갑 의원이 공개한 국정감사 제출자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 2009년 6월말 현재 당기순이익은 1006억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7년말 당기순이익(1조 2576억원)에 비해 1/12.5 수준(92%감소)이며, 전년동기(3011억원)대비 1/3수준(66.6%감소)에 불과한 실정이다.

당기순이익 큰 폭 감소의 주요 원인은 신용사업부문 경영 악화에 있다. 신용부문의 경우 2007년말 당기순이익이 1조4364억원에 달했으나 2009년 6월말 현재 1118억원(92.2%감소)에 불과하다. 전년 동기(3163억원)와 비교해도 1/2.8 수준(64.7%감소)에 불과하다.

농협중앙회 부실채권은 2009년 6월말 현재 2조5288억원으로 전년동기(9853억원)대비 무려 156.7%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농협중앙회의 연체금액도 2조 1081억원(2009년6월말)으로 전년동기(9491억원)대비 122%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농협중앙회는 2008년 해외 파생상품 투자 등 금융투자로 인해 2185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으며, 올 상반기에도 467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민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07년 해외 먹튀자본인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을 매입했던 농협중앙회는 주가하락으로 65억원에 달하는 최악의 손실마저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 하반기 국내 은행권에 20조원에 이르는 부실채권 처리와 증권사 지급결제 허용으로 인한 자금이동 등의 악재로 수익창출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하반기에도 신용부문의 경영이 더욱 어려워지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매년 적자를 기록해왔던 경제사업부문 역시 상반기 11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농협중앙회의 년말 전망치에 따르면 총 1410억(농업경제 -1240억, 축산경제 -170억원)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중앙회가 신용사업 위주(전체 직원 23106명의 73%인 16923명이 신용사업에 종사)로 운영되며 경제사업은 생색내기 수준으로 치부해왔던 당연한 귀결이라 할 것이다.

지난해 농협중앙회 경영악화로 인해 중앙회가 회원조합과 조합원을 지원하기 위해 매년 이익금내에서 적립하는 조합상호지원준비금과 회원지원준비금 역시 지난해말 전년동기대비 78%나 감소(2007년 4100억원 → 2008년 900억원) 했다.

결국 그 동안 조합 경제사업활성화, 조합원 실익지원, 영농자재 지원 등 지역조합을 위한 지원금액이 최소 전년대비 3200억원이 급감한 것이다.

이같은 농협중앙회의 경영난은 지난해 전세계적 금융위기로 인한 금융권의 손실과 궤를 같이한다고 볼 수 있으며 농협중앙회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문제는 농협중앙회가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이 한데 엉켜있는 복잡한 구조이며 그동안 농협중앙회가 신용사업의 이익으로 경제사업의 적자를 메꾸겠다며 경제사업은 등한시 한 채 신용사업 위주의 경영을 해왔다는 점 때문에 현재 신용사업 부문의 손실이 고스란히 경제사업과 회원조합의 사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강기갑 의원은 "만일 1994년 농업계의 합의대로 연합회 방식의 신경분리가 이루어져 회원조합의 경제사업을 지원하는 역할로 중앙회 개혁이 이루어졌다면, 세계적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신용사업 부문의 어려움이 전체 농협의 위기로 파급되지는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중앙회가 신용사업 위주로 사업하다보니 만성적 적자사업으로 전락한 경제사업부문 역시 현재와 달리 농가가 생산한 농산물 대다수를 제값받고 팔아줄 수 있는 시스템이 정착될 수 있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오늘의 신용사업 위기는 농협 최대의 위기이지만 이를 기회로 삼아 협동조합 본연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도록 농협개혁(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연합회 방식으로의 분리, 비사업적 기능의 중앙회로의 개편 등)을 반드시 이루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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