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 카드사들 건전성 관리 '경고등'

한 달 넘게 상환이 지연된 카드대출 연체액이 올해 1조5000억 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에도 카드론·현금서비스 대출 잔액은 48조 원 대를 유지하면서 카드사들의 건전성 관리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의 1개월 이상 연체된 카드대출(현금서비스·카드론) 금액은 올해 8월 말 기준 1조483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말(1조3720억 원)과 비교해 8.0%(1110억 원) 증가한 수치다.
연도별로 카드대출 연체액은 △2020년 7690억 원 △2021년 7180억 원 △2022년 8600억 원 △2023년 9830억 원 △2024년 1조940억 원으로 2022년부터 매년 증가했다. 올해 들어선 8개월 만에 이미 1조4830억 원을 기록한 상황이어서 카드대출 연체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별로는 신한카드가 367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KB국민카드(2350억 원), 삼성카드(2100억 원), 우리카드(1770억 원), 롯데카드(1730억 원), 하나카드(1610억 원), 현대카드(1550억 원), BC카드(50억 원) 등 순이었다.
카드대출 규모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8월 기준 지난해 44조6650억 원에서 올해 44조7850억 원으로 0.3%(1200억 원)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 대출 규모에 비해 연체액이 빠르게 불면서 연체율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1.9%였던 카드대출 연체율은 2022년 2.2%, 2023년과 2024년 2.4%였고 올해 8월 말에는 3.3%까지 치솟았다.
올 9월 기준 9개 카드사(삼성·신한·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비씨·NH농협)가 취급한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대출 규모도 48조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6·27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방안과 '10·15 대책' 등 고강도 규제를 잇따라 내놨지만 장·단기 카드대출을 찾는 차주 수요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경기 둔화로 차주의 상환 여력이 떨어질 경우 카드사의 건전성 관리에도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가 취급한 현금서비스 잔액은 8월 6조2416억 원에서 9월 6조1193억 원으로, 카드론 잔액도 42조4484억 원에서 41조8375억 원으로 큰 변동은 없었다.
강 의원은 "카드대출 연체가 매년 급증해 역대 최고 수준에 달하고 있음은 결국 은행 대출 문이 좁아지면서 취약 차주들이 카드론 대출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향후 카드사 건전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