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에 따르면 신작 '극장판 주술회전: 희옥·옥절'은 개봉 첫날인 16일 하루 3만 2366명을 동원하며 곧바로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이 작품은 일본 대표 만화가 아쿠타키 게게의 '주술회전' TV 애니메이션 2기의 핵심 에피소드를 재구성한 것으로, 고죠 사토루와 게토 스구루 두 주술사의 과거 비극적 서막을 그린다.
이전까지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던 작품 역시 일본 애니메이션이었다.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은 추석 연휴 직후인 11일부터 6일간 정상을 차지했으며, 16일까지 누적 관객 수 196만 9529명을 기록하며 2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후지모토 타츠키의 '체인소 맨' 원작에서 팬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레제편'을 극장용으로 제작했으며, TV 시리즈의 연출과 OST 참여진까지 그대로 이어받아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이 한국에서 유독 강세를 보이는 핵심 배경에는 탄탄하고 충성도 높은 팬층이 있다. 이들 작품은 이미 만화책, 혹은 TV 애니메이션 스트리밍을 통해 국내에서도 두터운 팬덤을 확보한 상태다. 이들에게 '극장판'은 독립된 영화가 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시리즈의 '연속되는 공식 콘텐츠'로 인식된다.
이러한 팬덤 중심의 소비문화는 곧 흥행의 핵심 키(Key)인 'N차 관람'으로 이어진다. 극장 및 배급사들은 굿즈 증정, 응원 상영회 등 팬덤을 겨냥한 참여형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팬들의 'N차 관람'을 유도하고 있다. 원작에 대한 높은 충성도는 반복 관람을 통해 누적 관객 수를 폭발적으로 늘리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반면, 한국 영화는 OTT 콘텐츠 등의 영향으로 관객 동원력이 약화되는 위기를 겪고 있다. 대중의 영화 관람 패턴이 분산된 상황에서, '극장판' 애니메이션들은 일반 영화와는 다른 패턴, 즉 팬덤의 결집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관객을 모으며 독자적인 흥행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