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장사로 수익 방어" 결제 부문 부진 '단기대출 의존' 심화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등 결제 부문의 수익 감소를 메우기 위해 고금리 단기대출인 현금서비스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 중 5곳은 올해 2분기 현금서비스로 벌어들인 이자·수수료 수입 비율이 전 분기보다 상승했다.
올해 2분기 기준 삼성카드의 현금서비스 수수료 수입비율(연율)은 18.66%로 직전 분기(18.27%) 대비 0.39%포인트(p) 올라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신한카드(수수료 수입비율 18.45%, 증감폭 0.33%p↑), 하나카드(18.35%, 0.23%p↑), 롯데카드(18.71%, 0.16%p↑), KB국민카드(18.51%, 0.06%p↑) 등도 비슷한 흐름이다. 반면 BC카드(17.61%, 0.34%p↓), 우리카드(18.57%, 0.04%p↓), 현대카드(17.9%, 0.02%p↓)는 소폭 하락했다.
'수수료 등 수입비율'은 카드사가 대출성 상품을 취급해 얻은 이자, 수수료 등의 총수입액이 융통한 자금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현금서비스 수수료 등 수입비율'은 카드사가 현금서비스를 통해 얼마나 많은 이자와 수수료를 벌어들였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이자 장사에 얼마나 기대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척도인 셈이다.
눈에 띄는 점은 올 2분기 현금서비스 이용액이 줄었는데도 수수료 수입 비중은 오히려 커졌다는 것이다. 8개 전업 카드사의 올 2분기 국내 현금서비스 이용액(4~6월)은 12조5075억 원으로, 1분기(13조1807억 원)보다 약 6732억 원 감소했다. 그럼에도 수수료 등 수입비율이 상승했다는 것은 카드사들이 높은 금리를 적용해 수익성을 방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여신금융협회 '적용금리대별 회원 분포 현황'에 따르면 현금서비스 이용 고객의 상당수가 최고 금리 수준의 '18~20%'대 금리를 적용받고 있다. 현금서비스를 실제 이용한 고객 중 18~20%대 금리를 적용받은 회원 비율(8월 말 기준)은 △신한카드 79.35% △삼성카드 77.28% △롯데카드 76.98% △우리카드 75.41% △하나카드 75.21% △현대카드 66.89% △KB국민카드 64.09% △BC카드 52.21%였다. 대부분의 고객이 최고금리 수준에서 단기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 둔화와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카드 결제(신용판매) 부문 부진도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 수수료 수입에 치중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가맹점 수수료 등 결제 부문의 수수료 수익이 지속적으로 줄다보니 결국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같은 대출성 수수료의 비중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금서비스는 급전이 필요한 신용도가 낮은 고객이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금리가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며 "다만 금리가 높아질수록 이용 고객은 줄어드는 경향이 있어 단순히 금리 상승이 현금서비스 수수료 수입 비중 확대로 직결된다고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