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친일 논란이 제기된 작가들의 작품을 내건 상설 전시회를 조기 종료하기로 했다.
국회 지적 이후 국민 정서와 역사 인식에 맞지 않는 전시라는 비판이 커지자 한은이 사태 수습에 나선 것이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 화폐박물관은 상설 전시회 '사유와 산책-이어진 길'의 전시 기간을 올해 말까지로 10개월 단축했다. 당초 내년 10월까지 이어질 예정이었으나, 내부 논의 끝에 올해 안으로 전시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남은 전시 기간 동안 한은은 작가 약력에 친일 행적을 명시적으로 추가하는 등 작품 정보도 보완할 방침이다. 이는 전시회가 '국민 감정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을 받은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앞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7일 한은 전시회에 친일 논란 작가의 작품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가 된 전시회에는 김기창, 김인승, 심형구 등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에 오른 작가들의 대표작이 전시되고 있다.
또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박영선의 작품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일제강점기 친일 미술 단체에서 활동하며 노골적인 친일 작품을 남긴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은은 이 외에도 김은호 등 친일 논란이 제기된 작가들의 작품 수십 점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 측은 전시 종료 이후 해당 작품들을 매각하거나 연구 목적의 장기 대여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으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지 않으면서도 작품의 문화사적 가치가 존중받을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