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둔화·대출 확대 겹치며 순금융자산 증가세 둔화

가계의 여유자금이 1분기 만에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통화량은 여전히 증가세지만, 가계의 실물자산 투자 확대와 대출 증가로 금융 여유는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2분기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51조3000억 원으로 전분기(92조9000억 원)보다 41조6000억 원 감소했다. 이는 2024년 2분기(-45조6000억 원) 이후 최대폭 감소다.
가계 여유자금이 줄어든 배경에는 가계소득 둔화와 부동산 등 실물투자 확대가 지목된다.
김용현 경제통계1국 자금순환팀장은 "1분기에는 상여금 유입으로 순자금운용이 92조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2분기에는 상여금 효과 소멸과 아파트 구입 증가 등으로 여유자금이 줄었다"며, "1분기에는 저축이 많았지만, 2분기에는 지출 확대와 상여금 축소로 운용 규모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가계의 금융기관 차입금은 29조 원으로 전분기(9조2000억 원)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대출 상환 여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자산운용보다는 대출 상환과 실물투자에 자금이 집중된 셈이다.
반면 기업과 정부의 자금조달 수요는 줄었다. 비금융법인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3조5000억 원으로 전분기(18조7000억 원) 대비 크게 감소했다. 기업의 투자 둔화로 자금 수요가 줄었고, 상거래신용이 축소되면서 조달 규모도 줄었다.
일반정부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2조7000억 원으로 전분기(40조2000억 원)에서 대폭 줄었다. 국채 발행과 차입금 상환이 감소하고, 총지출이 210조 원에서 179조2000억 원으로 30조 원 이상 줄어든 영향이다.
전체적으로는 가계의 여유자금 감소에도 불구하고, 기업과 정부의 조달 축소에 따라 국내 부문 전체 순자금운용 규모는 41조5000억 원으로 전분기(18조5000억 원)보다 확대됐다.
국외 부문에서는 경상수지 흑자 확대로 순자금조달 규모가 41조5000억 원으로 늘었다. 비거주자의 국내 채권투자가 증가하면서 외화자금 유입이 확대된 결과다.
2분기 말 기준 가계의 금융자산은 5797조4000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223조3000억 원 증가, 금융부채는 2404조9000억 원으로 27조 원 늘었다. 이에 따라 순금융자산은 3392조4000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196조3000억 원 증가했다.
가계의 금융자산 대비 부채 비율을 뜻하는 금융자산/부채 배율은 2.41배로 전분기(2.34배)보다 높아졌다. 금융자산 구성은 예금(45.2%), 보험·연금(28.2%), 지분증권 및 펀드(22.5%) 순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