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하면서 중소기업들의 경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환율이 1400원 대를 훌쩍 넘어 요동치고 있는 데다 이같은 달러 강세가 고착화할 가능성까지 나오면서 원재료를 수입해 제품을 만들어 파는 제조 중소기업들은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오후 1시 55분께 서울 외환시장에선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4.3원 오른 1430.1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보다 0.7원 오른 1426.5원에 출발한 환율은 오후 들어 1430원선을 넘어섰다. 환율은 장중 한 때 1430.6원을 찍었다. 전날 오후 한때 1430원을 넘어가면서 외환당국이 약 1년 반 만에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이날 다시 1430원을 넘어섰다.
환율 변동에 취약한 수출입 중소기업 경영엔 적신호가 켜졌다. 환율이 치솟으면 해외에서 원재료를 수입해 국내 대기업에 납품하거나 이를 가공해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파는 중소기업들은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통상 환율이 뛰면 기업들은 환차손 발생과 영업이익 감소, 가격 경쟁력 약화, 환율 상승분에 대한 납품가 미연동 등의 연쇄 악재를 겪는다.
실제 목재를 수입해 대기업에 납품하는 A 중소기업은 "총 생산원가에서 직접적인 환율에 영향을 받는 원가는 약 45% 정도인데, 작년 대비 올해 환율이 크게 뛰면서 수익 감소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대기업 납품단가를 올려야 하지만 이 역시 어렵다. 우리가 그 원가 인상 부담을 안고 갈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환율 인상분을 납품가에 반영해야 하지만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에 이익이 줄어도 단가나 판매가 인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철강을 사들여 판매하는 B 중소기업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 기업 관계자는 "상반기 대비 수입 주문 단가가 5~ 10% 정도 올라간 것 같다"며 "추정하긴 어렵지만 약 10~15% 가량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중소기업들이 보는 적정 환율은 1300원대다. 앞서 중소기업중앙회가 올해 초 진행한 설문조사 당시 '현 시점에서 1달러 기준 적정 환율'은 평균 1304.0원으로 조사됐다. 수입기업 중 수출을 하지 않는 기업들의 적정 환율은 1274.4원으로 더 낮다. 수입 후 원재료를 가공해 수출에 나서는 기업들은 물건을 팔 때 그나마 매출이 뛰는 효과를 노릴 수 있어서다.
현재 환율이 중소기업이 보는 적정 수준을 훌쩍 넘는 데다 이 역시 고착화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만큼 기업들의 경영 부담이 해소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에선 환율 상승으로 인한 중소기업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운임비 등 물류지원 확대와 환변동 보험 지원, 금리 인하, 수출마케팅 지원 확대 등의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