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꼰대 논란까지…홍명보호, 응원 얻기 참 힘들다 [해시태그]

입력 2025-10-1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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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김다애 디자이너 mnb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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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應援): 운동 경기 따위에서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

팬이 없다면 프로팀은 없다. 관중석을 가득 채우는 팬들의 응원만이 각종 프로팀을 이끌어가는 힘인데요. 그중 최고는 단연 국가대표입니다. 그야말로 전 국민이 응원하는 팀이죠. 그 태극마크의 힘이 거대한 이유인데요. 그런데 요즘 그 국가대표 중에서도 최상단 인기팀 ‘축구 국가대표팀’이 그 응원이 고파지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감독이 있죠.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7일 고양종합운동장 보조구장에서 열린 축구 대표팀 오픈 트레이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7일 고양종합운동장 보조구장에서 열린 축구 대표팀 오픈 트레이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정적인 시선들과 발언들이 오가는 이들에게 이번엔 ‘꼰대’라는 단어가 등장했습니다. 지난달 독일 분데스리가 묀헨글라트바흐 소속으로 뛰는 옌스 카스트로프가 독일 매체 ‘키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대표팀은 예의가 바르다. 어린 선수는 엘리베이터를 마지막에 타고 식사 후 과일을 가져다준다”고 말한 것이 발단이었죠. 그는 대표팀의 규율과 배려 문화를 소개하려 했지만, 국내 여론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렀는데요. 팬들은 “아직도 나이로 줄 세우는 문화가 남아 있느냐”며 즉각 반응했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히딩크가 없앤 군기 문화가 돌아왔다”는 말이 돌았고 “요즘 군대에서도 저러진 않는다”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A매치 기간 한국팀에 합류한 카스트로프는 “한국 문화를 비판하려던 의도는 없었다. 서로 도와주는 문화를 말한 것뿐”이라고 해명했지만, 논쟁은 식지 않았는데요. 일부 팬은 “외국인 선수가 놀랄 정도면 고쳐야 할 일”이라고 했고 다른 쪽에서는 “문화 차이를 ‘꼰대’라 부르는 건 과하다”는 반론도 나왔죠. 하지만 이어진 논란은 단순한 문화 충돌을 넘어 결국 대표팀 리더십에 대한 불신으로 옮겨갔는데요. 팬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홍명보 감독으로 향했습니다.


▲홍명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홍명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이 만들어낸 수평적 팀 문화는 여전히 한국 축구의 ‘성역’ 같은 존재죠. 당시 히딩크는 선후배 관계를 없애고 훈련 중 반말을 쓰게 했는데요. “그라운드 위에서는 나이를 잊어라. 선배가 실수하면 후배라도 지적하라”는 철학이 대표팀을 바꿨습니다. 그 결과 젊은 선수들이 주눅 들지 않고 뛰며 4강 신화를 이뤘는데요. 이후 대표팀의 성공은 단순한 전술이 아니라 ‘문화 개혁’의 결과로 기억됐죠. 그래서 이번 논란은 다른 의미로도 읽혔습니다. 히딩크의 제자였던 홍명보 감독이 그 가치를 잃은 듯한 장면으로 비쳤기 때문인데요.

사실 홍명보 감독에 대한 불신은 이미 선임 과정에서 시작됐습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후임이었던 그는 ‘불공정 논란’의 영향으로 박수받지 못한 채 감독직을 시작했죠. 협회는 “내부 논의를 거쳐 결정한 일”이라 설명했지만 팬들은 “또 내부 돌려막기”라며 고개를 저었는데요.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부진, 울산 감독 시절의 인맥 논란, 기자회견에서 드러난 권위적 태도까지 겹쳤죠.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손흥민(왼쪽)과 홍명보 감독이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손흥민(왼쪽)과 홍명보 감독이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터진 손흥민 발언은 더 불을 지폈습니다. 9월 A매치 명단 발표 자리에서 홍명보 감독은 손흥민의 주장직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말했는데요. “후반 조커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말까지 덧붙였죠. 월드컵을 불과 1년 앞둔 시점, 대표팀의 상징을 공개적으로 흔드는 듯한 발언이었습니다. 팬들은 즉각 반응했죠. “히딩크는 선수를 존중했지만 홍명보는 흔든다”, “주장을 바꿀 수도 있다는 말을 왜 언론 앞에서 하느냐”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이후 홍명보 감독은 “가능성을 언급한 것뿐”이라 해명했지만 이미 여론은 돌아섰죠. 팬들의 비판과 더불어 이로 인한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는데요. 여전히 주장 완장을 차고 있는 손흥민을 향한 걱정까지 더해졌죠.


(연합뉴스)
(연합뉴스)


홍명보 감독은 “팬심을 되찾겠다”며 A매치 전술 변화를 예고했지만 팬들의 시선은 여전히 냉담한데요. 팬심의 냉각은 숫자로도 확인됐습니다. 6월 쿠웨이트와의 월드컵 3차 예선 최종전, 11회 연속 본선 진출이 걸린 경기였지만 서울월드컵경기장 관중석은 비어 있는 좌석이 곳곳에 보였는데요. 약 4만 1900명이 입장해, 전체의 3분의 1가량이 비어 있었죠. 8년 만에 매진이 되지 않은 A매치였습니다.

4-0 완승에도 불구 경기장 분위기는 싸늘했죠. 그날 경기 후, 수훈 선수로 뽑힌 이강인도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마이크를 잡았는데요. 그는 “감독님과 협회를 공격하는 분들이 많다. 감독님은 우리의 보스다. 너무 비판하면 선수들에게도 타격이 있다”며 긍정적인 응원을 당부했죠. 하지만 팬들은 “비판은 선수를 향한 게 아니라 시스템을 향한 것”이라고 반박했는데요. “결과보다 과정이 문제”라고 말이죠. 그날 경기장에 남은 것은 4골의 환호보다, 2만 석의 빈 좌석이 던진 메시지였는데요.

이제 홍명보호는 또 한 번 홈팬들 앞에서 시험대에 섭니다. 1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브라질전은 단순한 평가전이 아닌데요. 비니시우스 주니어(레알 마드리드), 히샬리송(토트넘), 카세미루(맨유) 등 유럽 정상급 스타들이 총출동하죠. 홍명보 감독은 “강한 팀과의 대결은 월드컵 준비에 큰 도움이 된다”며 “스리백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말했습니다. 주장 손흥민은 “브라질이라는 세계적 팀과 경기할 수 있어 설렌다. 배우는 시간으로 삼겠다”고 했죠. 손흥민은 이날 출전 시 A매치 137경기, 한국 남자 선수 최다 출전 단독 1위에 오릅니다.


▲카타르 아시안컵 8강 호주전 손흥민의 역전골 득점 후 골 셀레브레이션 장면.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카타르 아시안컵 8강 호주전 손흥민의 역전골 득점 후 골 셀레브레이션 장면.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팬들의 시선은 스코어 만큼이나 팀의 온도에 맞춰져 있는데요. 홍명보호는 지금 승리보다 더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죠. 무패 예선, 본선 진출, 기록으로만 보면 흠잡을 데 없는 홍명보호. 팀은 이기고 있지만, 팬심은 멀어졌고 대표팀을 떠받치던 ‘신뢰’라는 단어도 희미해졌죠. 홍명보와 대표팀은 다시 그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까요? 그 대답은 오늘 밤, 그라운드 위에 달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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