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시가 전일 미국 증시 조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10일 코스피 3600선을 돌파했다. 올해 들어 60% 이상 치솟은 상승 랠리에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간이 ‘코스피 5000 시대’ 전망을 제시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JP모간은 이날 공개한 한국 증시 전략 보고서에서 "지배구조 개혁과 주주환원 확대, 자본효율성 개선이 맞물릴 경우 코스피는 12개월 내 4000~5000선에서 거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글로벌 완화 기조와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재평가)이 이어진다면 지수 5000 돌파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지난달 29일 서울에서 열린 한국거래소(KRX) 자본시장 컨퍼런스(KCMC) 분위기를 인용하며 "정부와 규제당국이 지배구조 개선을 단순한 구호가 아닌 실행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탁의무 확대, 집중투표제, 세제 개편 등 그간 투자자들이 요구해온 규제 개혁이 현실화되고 있으며, 올해 안에 상법 3차 개정과 세제 개혁 통과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또한 '밸류업(Value-up, 가치 제고)' 프로그램의 지속 추진으로 기업들의 사고방식 변화가 촉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JP모간은 "투자자 행동주의와 참여 확대가 내년 주총 시즌을 기점으로 더 높은 주주환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JP모간은 한국 증시 추가 상승의 동력으로 △특수관계자 거래 축소로 인한 리스크 감소 △자사주 매입 급증 △대차대조표 효율화와 투자자본이익률(ROIC) 개선을 꼽았다. 올해 자사주 매입 규모는 이미 전년 대비 80% 이상 늘었고 대부분 소각됐다. 다만 법률 해석의 불확실성, 제도 시행 시점 지연(2027년 이후), 2028년 총선 변수 등은 향후 감시가 필요한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했다.
올해 MSCI 한국지수는 달러 기준 64% 상승해 글로벌 증시(MSCI 세계지수 +20%)를 크게 웃돌았다. JP모간은 "인공지능(AI) 시대의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 저평가 매력, 거버넌스 개혁 모멘텀, 정책 부양책 등 다중 성장 동력이 한국 증시를 지탱하고 있다"며 "자본시장의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는다면 코스피는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업종별 전략도 제시했다. 메모리 반도체, 금융, 산업, 지주사에 대해 ‘비중 확대(OW)’ 의견을 유지했으며, 헬스케어와 기타 기술주는 ‘비중 축소(UW)’로 제시했다. 배터리, 자동차, 인터넷, 소비재는 ‘중립(Neutral)’으로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