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250조 원을 돌파하며 ‘1조 클럽’ ETF가 두 배로 늘어났다. 시장 주도권도 기관 자금이 몰리던 금리·채권형에서 개인 투자자가 선호하는 해외 주식형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순자산 1조 원 이상 ETF는 지난해 초 26개에서 올해 초 35개로, 이달 2일 기준 53개로 급증했다. ‘1조 클럽’ ETF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3.2%→3.7%→5.2%로 커졌다.
2002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ETF는 시장 지수를 추종하면서도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펀드 상품이다. 낮은 수수료와 높은 유동성을 앞세워 개인 투자자 중심의 대표 금융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ETF 전체 순자산 규모는 2023년 초 121조5000억 원에서 2024년 초 171조8000억 원, 올해 10월 2일 기준 254조9000억 원으로 불어났다. 불과 1년 9개월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국내 ETF 시장은 2023년 6월 100조 원을 넘은 데 이어 올해 6월 200조 원, 이번 달 처음으로 250조 원대에 안착했다.
시장 중심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순자산 1위 ETF는 기관 자금이 집중된 금리형 상품인 ‘TIGER CD금리투자KIS’, ‘KODEX 금리액티브’ 등이었다. 하지만 이달 2일 기준 1위 자리는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해외 주식형 ETF인 ‘TIGER 미국 S&P500’(9조8965억 원)이 차지했다.
이는 금리 하락 기대와 글로벌 증시 상승세가 맞물리며 자금이 주식형 ETF로 이동한 결과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TF 시장의 외형이 커지면서 ‘1조 원’이 갖던 상징성은 예전만 못하지만 여전히 주식형 ETF가 1조 원을 넘기기는 쉽지 않다”며 “규모의 경제를 상징하는 단위로서 ‘1조 클럽’은 여전히 마케팅과 투자 판단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