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부터 대기업들이 리밸런싱(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며 일부 사업부와 비주력 계열사 매각에 열을 올렸다. 여러 인수합병(M&A)이 성사된 가운데 사모펀드(PEF) 운용사들도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신용평가사는 그룹에서 이탈하고 PE들이 인수했을 때 계열지원 가능성이 증발된다며 신용등급 하락 리스크가 있다고 짚었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올 8월 SK에코플랜트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매각한 리뉴어스의 기업신용등급(ICR)을 'BBB+'로,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3+'로 유지하며 '부정적 검토(Negative Review)' 대상에 등록했다.
당시 한국기업평가는 "최대주주 변경은 계열 지원 가능성 측면에서 부정적"이라며 "리뉴어스의 신용등급에는 유사시 SK그룹의 지원가능성이 1노치 상향 조정 요소로 반영돼 있는데, KKR로 변경되는 경우 계열 지원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8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인수한 SK렌터카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 검토)'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한 바 있다.
한기평은 "신용평가방법론상 유사시 계열지원 가능성 반영은 해당 기업에 대한 지원의지와 지원능력 수준을 분석해 반영 여부를 결정한다"며 "계열지원 가능성 반영시 자체신용도 대비 상향 노칭 수준은 1노치가 일반적이다. 따라서 PE로의 매각 완료 시점에 계열지원 가능성이 제거되면, 해당 기업의 신용등급은 통상 1노치 하락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통상 PE는 투자기업의 가치를 높여 수익을 출자자에게 배분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기평은 "PE 인수시, 지분구조가 분산돼 있어 스트레스 상황 하에서 투자기업에 대한 재무적 지원이 적시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지배 지분 인수를 위해 조달한 대규모 인수금융 부담이 투자기 업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짚었다.
반대로, 매각 대상 계열사의 신용등급에 계열지원 가능성이 반영되지 않았다면 PE로 매각되는 과정에서 신용등급 하락도 발생하지 않는다. 지난해 12월 롯데렌탈이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된다고 했을 때, 한기평은 "롯데렌탈은 자체 신용도와 지원 주체 신용도인 계열 통합 신용도간 격차가 크지 않아 신용등급에 계열지원 가능성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PE로의 매각이 계열지원 가능성 측면에서 롯데렌탈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