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M·고용·FOMC 등 글로벌 이벤트가 연휴 이후 증시 좌우

추석 연휴 이후 한국 증시는 글로벌 경기 흐름과 정책 환경의 영향을 받으며 상승 탄력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조와 AI·반도체 중심의 글로벌 산업 회복세가 맞물리고, 국내에서는 기관·외국인의 매수세 전환과 수출 개선 기대가 겹치면서 코스피가 연휴 이후 우상향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2000년부터 2024년까지 25년간 추석 전후 코스피 흐름을 보면 연휴 직전 일주일간 수익률은 평균 -0.43%로 부진했지만 연휴 이후 일주일간은 +0.51%로 반등했다”며 “특히 기관과 외국인은 연휴 전 순매도세에서 연휴 이후 순매수세로 전환하는 반면, 개인은 연휴 전 순매수에서 연휴 후 순매도로 돌아서는 패턴이 반복됐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시가총액이 큰 대표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디스플레이, 에너지, 반도체, 소프트웨어 업종은 연휴 이후 오름폭을 확대한 반면, 소매·기계·철강 업종은 부진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반도체 업종은 글로벌 금리 인하 국면과 맞물릴 때 상승 탄력이 더 커지는 경향을 보여왔다”고 덧붙였다.
추석 연휴 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은 정상 개장하는 만큼, 대외 이벤트가 한국 증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첫 번째 변수는 9월 ISM 제조업지수다. 김 연구원은 “ISM 제조업지수의 신규수주 항목은 한국 수출 증가율과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며, 한 달가량 선행하는 특성이 있다”며 “8월 신규수주가 6개월 만에 확장 국면(51.4)에 진입한 만큼, 9월에도 흐름이 이어질 경우 코스피에 긍정적 신호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두 번째는 미국 노동통계국(BLS)의 9월 고용지표다. 8월 고용은 예상치를 밑돌았으나 상향 조정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계절적 비수기 특성상 비농업부문 고용자 증가폭이 평균보다 둔화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고용이 부진할 경우 오히려 금리 인하 기대를 높여 연휴 이후 한국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 번째 변수는 9월 FOMC 의사록이다. 연준은 최근 금리 인하를 재개하며 긍정적 신호를 보냈지만, 물가 안정 기조와 성장률 개선이 맞물리며 추가 인하 기대는 다소 약화된 상황이다. 그는 “의사록에서 인플레이션 우려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논의가 확인될 경우 연속 인하에 대한 낙관론이 흔들릴 수 있다”며 “스티브 미란 이사 등 소수 의견의 강도, 연준 독립성 논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대외 환경도 변수다.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조치, 10월 경주 APEC 회담에 시진핑 주석 참석 가능성 등은 한중 관계 개선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반면 미국 정부 셧다운 우려, 트럼프 행정부의 신규 관세 부과, 한·미 통화스와프 협상 난항 등은 단기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과거 셧다운 사례 6건을 돌이켜보면 금융시장 충격은 대부분 단기적이었고, 평균 일주일 내 원복했다”며 “이번에도 불확실성을 키울 수는 있지만 근본적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그는 “연휴 이후 한국 증시의 방향성은 글로벌 수급 환경과 맞물려 결국 우상향 흐름이 유력하다”며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가 재개될 가능성이 크고, 에너지·반도체·소프트웨어 등 시가총액 상위 업종에서 수익률 제고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특히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와 메모리 수요 회복이 맞물려 관련 종목들이 코스피 반등을 주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