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소비 패턴 설계부터…건전한 재무습관 마련

추석 연휴 동안 든든히 채워진 배와 달리, 지갑은 반대로 가벼워졌다. 이제는 새어나간 돈을 들여다볼 차례다. 오랜만의 가족 모임과 선물, 여행비까지 겹치며 예상보다 많은 돈이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 조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 가구당 평균 지출 예산은 71만2000원으로, 지난해보다 26% 넘게 늘었다. 연휴가 끝난 지금은 지출을 정리하고 남은 한 해의 가계 균형을 다시 잡아야 한다.
◇ 카드, 현금 등 지출 확인
첫 단계는 ‘지출 확인’이다. 카드 내역과 현금 지출을 모두 확인해 식비·교통비·선물비·여행비 등으로 나눠 보면 불필요한 소비가 금방 드러난다. 실제 KB국민카드 분석에 따르면 명절 직전 일주일 동안 온라인 상품권 구매가 평소보다 152% 급증했다. 이런 충동성 지출은 연휴 직후 바로 점검해야 한다.
◇ 생활비 재정비
둘째는 ‘생활비 계획 재정비’다. 추석 지출이 예산을 넘어섰다면, 남은 기간은 지출을 조정해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가장 먼저 식비부터 손볼 수 있다. 외식을 줄이고 장보기 예산을 조정해 집밥 위주로 생활하는 것만으로도 한 달 지출이 크게 달라진다. 교통비 역시 점검 대상이다. 가까운 거리는 대중교통이나 도보·자전거로 대체하면 생활비 절감 효과가 크다.
고정비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구독서비스·자동이체는 ‘보이지 않는 지출’로 꼽힌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구독서비스 월평균 지출은 약 4만 원 수준으로, 사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는 과감히 해지하거나 가족 단위로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휴대폰 요금제·보험료 등 정기결제 항목도 다시 확인하면 의외의 절감 포인트를 찾을 수 있다.
◇ 연말 대비
추석 이후에는 송년모임, 겨울난방비, 연말정산 등 굵직한 지출이 기다린다. 일각에선 “연휴 뒤 지출 점검은 단순한 정리가 아니라, 연말 소비 패턴을 설계하는 출발점”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지금부터 소득 대비 지출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여유자금은 저축이나 연말정산 혜택이 있는 카드 사용으로 돌리는 게 바람직하다.
추석은 가족과 함께하는 따뜻한 시간이지만, 동시에 지갑이 얇아지는 시기다. 그러나 지출을 정리하고 습관을 다잡는다면, 단순히 연휴 뒤가 아니라 연말·내년을 위한 재무 습관 전환점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