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절 연휴가 되면 고향을 찾거나, 여행을 떠나 장시간 운전을 하는 이들이 많다. 가족과 친척을 맞이할 준비를 하며 요리와 청소를 하는 시간이 길어지기도 한다. 어깨와 허리의 부담을 완화하는 올바른 자세와 스트레칭만으로 관절 건강을 보호할 수 있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장시간 운전으로 무리가 가거나 통증을 느끼기 쉬운 부위는 어깨와 허리다. 목과 어깨 주위의 근육은 오랜 시간 스트레스를 받거나 고정된 자세로 있게 되면 만성적인 수축 현상을 일으켜 조금씩 굳어지면서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고 젖산이라는 노폐물이 쌓이게 된다. 이로 인해 피로감과 통증이 쉽게 찾아온다.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운전할 때 어깨를 쿡쿡 찌르는 듯한 통증을 경험하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장시간 운전으로 인한 어깨, 허리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중간중간 휴게소에 들러 한 번씩 스트레칭을 해 주는 것이 좋다. 발꿈치를 서서히 들어 올린 상태에서 2~3초간 정지하거나 허벅지에 힘주기, 양손을 맞잡고 앞으로 밀었다 당겼다 반복하기, 어깨 들어 올리기 등의 간단한 체조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줄 수 있다.
구부정한 자세로 오랫동안 앉아 명절 음식을 준비하다 보면 어깨와 허리에 무리가 올 수 있다. 또한 쪼그려 앉는 자세로 인해 혈액순환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발이 저리기도 한다. 잘못된 자세는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을 키워 어깨나 무릎 등의 관절통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과도한 가사노동으로 인해 평소에도 욱신거리던 무릎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 특히 60대 이상은 관절 건강에 취약한 연령대로,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로 연골판 손상이 있거나 이미 관절염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무릎 퇴행성관절염 초기의 대표적인 증상이 무릎의 시린 느낌이다. 날씨가 추워질 때, 앉았다 일어설 때, 계단을 오르내릴 때 이유 없이 무릎이 시큰거리거나 통증이 있다면 무릎 관절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관절을 따뜻하게 하고, 목욕이나 찜질 등으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면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과 부종이 줄어든다. 이런 생활적 요법으로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는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증상에 맞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유건웅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명절이 지나면 어깨 통증을 호소하면 병원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다”라며 “장시간 운전을 할 경우 어깨와 팔의 긴장을 풀고 가벼운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고, 집안일이나 가사일 등으로 어깨를 많이 사용한 경우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거나 수건을 이용해 따뜻하게 찜질해주는 것이 도움된다”라고 말했다.

최장 열흘로 예정된 이번 추석 연휴 기간 미뤄뒀던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정주행하려는 이들도 많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화면을 바라보는 것은 목, 어깨, 허리 등 근골격계 건강에 심각한 부담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스마트폰이나 모니터를 볼 때 잘못된 자세로 오랫동안 집중하면, 어깨 근육과 힘줄, 인대가 과도하게 긴장해 통증을 유발한다.
잘못된 자세로 인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은 근막통증증후군이다. 근육의 특정 부위(통증 유발점)를 눌렀을 때 심한 통증이 느껴지고, 깊고 쑤시며 타는 듯한 불편감이 나타나 일상생활이 어렵게 된다. 통증은 해당 부위에서 멀리 떨어진 부위까지 퍼지는 특징도 있다.
휴식만으로 증상이 호전되기도 하지만, 만성화되면 치료가 쉽지 않다. 전신 통증과 수면 장애까지 초래할 수 있어 조기 치료와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근막통증증후군은 엑스레이(X-ray)나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영상 검사로는 확인할 수 없으며, 전문의가 문진과 촉진으로 진단하고 통증 유발 부위를 찾아내 치료해야 한다.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면 자신도 모르게 고개가 점점 아래로 향해 거북목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C자형 목뼈가 구부정한 자세로 인해 일자형 또는 역 C자형으로 변형되는 상태를 말한다. 만성화되면 목이 몸 앞으로 기울어지면서 목과 어깨 근육에 과도한 긴장이 지속되고, 어깨 통증과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심한 경우 목디스크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학선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장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연휴 동안 장시간 TV나 스마트폰을 시청할 경우, 누워서 보는 자세는 허리와 목에 불필요한 부담을 주므로 피해야 한다”라며 “의자에 앉아 시청할 때는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넣고 허리를 곧게 편 상태에서 화면을 눈높이와 맞추는 것이 좋고, 가능하다면 1시간 시청 후에는 5~10분 정도 일어나 몸을 움직이거나 목과 어깨 스트레칭, 가벼운 걷기를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