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주매출 방식으로 자금 환수… 신사업·M&A 투자 여력 확보
인도 가전시장 성장성 주목… “28년간 구축한 현지체제 결실”

LG전자가 인도법인 상장을 통해 최대 1조8000억 원대 현금을 확보한다. 향후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과 주력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설 자금 여력이 커질 전망이다.
LG전자는 인도법인 지분 15%의 공모가 밴드(범위)가 최소 1조7384억 원에서 최대 1조8350억 원으로 확정됐다고 1일 밝혔다. 주당 공모가는 1만7000원(1080루피)에서 1만8000원(1140루피)으로 결정됐으며, 최종 상장일은 오는 14일이다. 처분 예정일은 전날인 13일이다.
공시상 금액은 보수적으로 밴드 하단 기준으로 제시됐지만 실제 매각가는 최상단에 근접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공모가가 최상단에서 결정될 경우 LG전자 인도법인 기업가치는 12조 원을 웃돌아, 현지 피어 그룹(비교기업)을 크게 상회한다. 실제 인도 내 주요 가전기업의 시가총액은 △월풀 인도법인 약 2조4000억 원 △타타그룹 계열 볼타스 약 7조2000억 원 수준이다.
이번 IPO는 신주 발행이 아닌 LG전자 본사의 구주매출 방식이다. 본사가 보유한 인도법인 지분 15%(1억181만5859주)를 매각해 전액 현금화한다. 하루 전인 9월 30일 이사회를 통해 이미 처분이 확정됐다.
조 단위로 유입되는 자금의 쓰임새도 주목된다. LG전자는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B2B(기업 간 거래)와 디지털 전환 등 미래 성장 영역에 투자할 가능성이 크다. 구체적으로는 유망 스타트업 지분투자,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장기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일부는 주주환원 정책에 투입될 것이란 관측이다.
인도 가전시장은 세계 최대 인구(14억 명)와 빠른 경제성장을 배경으로 성장 잠재력이 막대하다. 냉장고 보급률은 약 40%, 세탁기 20%, 에어컨 10% 수준으로 선진국 대비 낮아 향후 폭발적 성장 여력이 있다. LG전자는 1997년 인도 진출 이후 28년간 현지 완결형 사업 체제를 구축했다. 현재 2개 생산기지와 51개 지역 사무소, 780여 개 브랜드숍을 운영 중이며, 남부 스리시티 지역에 세 번째 생산거점을 마련해 생산 역량도 확충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인도 증시 상장으로 얻는 대규모 현금은 단순한 재무 보강을 넘어 미래성장 가속화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현지 시장 성장성과 맞물려 장기적으로도 LG전자 가치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