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은 PE 운용역의 핵심 역량”
수치화된 데이터에 더해 현장도 중요
LP·투자자로부터 신뢰받는 하우스가 목표

JKL파트너스(이하 JKL)는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펀딩과 회수, 투자 등 모든 측면에서 괄목한 성과를 보였다. 기관투자자(LP)들로부터 고관여 사후관리를 통한 신뢰를 쌓으며 1조 원 규모의 펀딩에 성공했고, 크린토피아 투자금 회수에도 성공했다. 최근에는 런던베이글뮤지엄(LBM) 인수도 마무리하며 처음으로 식음료(F&B)에도 진출하게 됐다.
올해 새로 결성한 약 8000억 원 규모의 제6호 바이아웃(기업 인수후 매각) 펀드에서는 장호영 상무와 서동철 상무가 핵심 운용 인력으로 선임됐다. 회사 설립 이래 최대 규모로 조성된 이번 펀드는 단순한 외형 확장을 넘어, 젊은 세대 운용역들이 중심을 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펀드가 대형화된 만큼 내부에서는 투자 업종의 다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새로운 과제도 나온다.
JKL의 ’젊은 피‘ 장 상무와 서 상무는 이러한 성과의 중심에 “역할의 제한이 없는 자율성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직급이나 연차를 불문하고 누구나 딜(deal)을 제안·집행할 수 있으며, 임직원 모두가 발로 뛰며 상상력을 공유하는 문화가 JKL의 성장 원동력이라는 설명이다. 두 상무는 1980년대생으로 회사의 허리를 담당하고 있다.
두 상무는 서로 걸어온 길이 다르다. 장 상무는 전략컨설팅 기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초기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벤처캐피털(VC)에서 투자를 직접 집행하다가 2017년 JKL에 둥지를 텄다. 서 상무는 삼정KPMG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후 2018년 JKL로 자리를 옮겼다.
장 상무는 “기업공개(IPO)와 M&A 경험이 부족한 투자 운용 인력이 대표님들께 조언을 드리는 것이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해서 IB 업무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바이아웃 사모펀드로 옮기게 됐다”고 말했다. 서 상무는 “회계법인에서 M&A 자문 업무를 하다가, 직접 투자의 처음부터 엑시트(투자금 회수)까지 실제 결과를 만들어 보고 싶어 PE로 커리어를 전환하게 됐다”며 “특히 사후 관리까지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JKL의 방식이 매력적이었다”고 설명했다.
JKL의 인력 구성은 다채롭다. 기관투자자(LP) 출신부터 회계법인이나 컨설팅사 출신 등 각기 다른 배경의 심사역들이 모여 전문성을 팀 단위로 결합해 딜에 참여한다. 장 상무는 “누구든 좋은 회사를 찾고 내부 승인을 받아 집행하는 과정에 제한은 없다”며 “딜을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수행할 수는 없지만, 자율성과 주도권이 열려 있어 팀으로 시너지를 내는 것이 JKL의 문화”라고 강조했다.
특히 JKL의 ’모두가 함께 발로 뛰며 각자의 상상력을 공유‘한다는 기업 문화가 성장의 동력이라고 덧붙였다. 서 상무 역시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연령대별로 친숙한 산업이 따로 있어 연차와 직급 구분 없이 누구든 딜을 제안할 수 있다”면서 “이는 업계에서도 보기 드문 ‘역할의 자율성’으로 JKL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힘줘 말했다.

가장 기업에 남는 딜에 대해 장 상무는 크린토피아를, 서 상무는 페렌벨로 답했다. 장 상무는 “제가 빨래를 직접 해도 이용자와 점주만큼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면서 “실제 직접 크린토피아에 가서 직접 세탁도 해보고, 점주한테 이야기도 듣고, 실제 이용자한테도 물어보면 일반화는 할 수 없어도 유효한 데이터가 쌓인다. 투자는 책상 위 자료 만으로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서 상무는 “원래 서울 강서구 화곡동 시장이 화장품 수출로 유명했다”며 “서울 명동이나 화곡동 시장에 가서 요즘 잘나가는 화장품이 뭔지 물어보면 현장에서만 들을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호기심에서 출발해 현장을 확인하고, 현장에서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데이터를 더해 애널리스트나 코멘트를 들으며 투자를 검토한다는 설명이다.
두 사람 모두 PE 운용역의 필수 역량으로 ’호기심‘을 꼽았다. 장 상무는 “좋은 딜이 있어도 관심이 없으면 어떤 회사인지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며 “일례로 화장품 브랜드를 분석하려면 올리브영에 직접 가서 사람들이 무엇을 사는 지라도 파악해야 한다. 정제된 자료만 보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서 상무는 “투자 건을 볼 때도, 밸류업을 할 때도 다양한 아이디어가 필요한데 결국 호기심에서 출발한다”고 전했다.

장 상무는 PE 운용역으로서 보람을 느끼는 경우를 묻는 물음에 “좋은 경영진과 투자자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 한 팀으로 좋은 성과를 낼 때”라고 답했다. 그는 “투자 후 몇 개월간 해당 회사에 상주 하면서 경영진들과 함께 일하며 호흡을 맞춘다”며 “최소 한 달에 한 번 회사에서 현장 성과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질 정도로 고관여 사후관리가 JKL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서 상무는 “좋은 기업을 빛나는 기업으로 만드는 투자를 추구하고 있다”며 “좋은 기업을 찾고 그 기업을 남다른 관점에서 밸류업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장 상무는 VC에서 일할 때부터 '세상은 기술도 자본도 아닌 사람이 움직인다'는 철학을 품어 왔다. 그는 “JKL의 투자 철학인 ‘삼인일체(사람을 보는·키우는·위한 투자)’와 개인적 주관이 잘 맞아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서 상무는 최근 PE 시장의 흐름을 한마디로 “선호와 비선호의 양극화”라고 정리했다. 그는 “인프라성 산업은 전반의 안정적 수요와 가격 전가 능력 덕에 높은 멀티플(기업가치 배수)을 받지만, 변동성이 큰 업종은 실적 대비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며 “그 결과 재무적투자자(FI) 간의 세컨더리 딜이나, 상장사 바이아웃 투자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단순히 기업가치 산정의 문제가 아니라 향후 엑시트 전략과도 직결된다. 그는 “PE가 높은 멀티플로 인수해도 전략적투자자(SI)에게 매각할 때 같은 조건을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결국 투자 단계에서부터 엑시트의 현실성을 냉정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호영 상무는 또 다른 변화로 FI 등 외부 투자의 증가를 짚었다. 장 상무는 “예전에는 비상장사의 창업자 보유 지분을 인수하는 프라이머리 딜이 많았지만, 이제는 FI나 VC 투자를 이미 받은 기업이 대다수”라며 “시장에 좋은 기업은 여전히 많지만, 밸류에이션 눈높이는 점점 높아져 딜 소싱(확보) 난이도가 크게 올라갔다”고 평가했다.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두 사람은 한목소리로 “투자자와 기업 모두가 먼저 찾는 하우스”라고 답했다.
장 상무는 “경영진들에게는 신뢰할 만한 논의 파트너, LP들에는 투자하고 싶은 하우스가 되는 게 JKL의 지향점”이라며 “기관 출자자들의 소중한 돈을 허투로 쓰지 않고, 정말 좋은 기업에 투자해서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런던베이글 뮤지엄처럼 사람들이 줄 서는 곳이 되려면, 결국 성과와 신뢰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웃어 보였다.
서 상무는 “좋은 기업을 빛나는 기업으로 만드는 투자를 통해 업계에 차별화된 트랙레코드를 남기고 싶다”면서 “출자자 자금이 단순한 수익 창출을 넘어 산업 발전과 기업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역대 최대 규모로 조성된 제6호 펀드의 운용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첫 과제”라고 강조했다.



